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는 매우 신중한 편이다.

특히 대통령후보와 관련한 동영상 서비스에 대해서는 극도로 예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관련 동영상을 서비스한다고 해도 동영상 전문 서비스 업체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로 했다.

특정 이벤트나 자체 여론조사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게 네이버의 확고한 방침이다.

대선과 관련한 특집 섹션을 만들 계획이지만 단순한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것.

대신 네이버는 유권자들이 원하는 선거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검색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대선 기간 중 철저히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싸이월드라는 대규모 커뮤니티를 운영 중인 SK커뮤니케이션즈는 네이버 못지 않게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SK그룹의 핵심 기업인 SK텔레콤의 자회사여서 자칫 대선 구설수에 잘못 휘말릴 경우 그룹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이 때문에 일찌감치 자체 뉴스 편집자와 게시판 운영자를 대상으로 선거법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 대선 편집 가이드도 만들어 공표했으며 뉴스 편집 과정에서 오해를 살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미디어책무위원회(위원장 양승찬 숙명여대 교수)를 구성,모니터를 강화하고 있다.

또 지난 17~18일 이틀간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초청해 선거법 좌담회를 열기도 했다.

대통령선거 기간 중 포털뉴스,네티즌 동영상물,게시물,댓글 등을 공정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선거법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좌담회를 통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10대 미성년자가 특정 후보자에 대해 지지 혹은 반대 동영상을 만들어 올릴 수 없다'는 점을 배웠다.

또 19세 이상 네티즌도 법정 선거운동 기간인 23일간만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는 것도 숙지했다.

물론 동영상이 허위사실이나 비방을 포함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았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선거 기간 중 네티즌의 말길을 막을 수는 없지만 여러 면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아 대책을 꼼꼼히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언론을 표방한 다음은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대선 특별 페이지를 구성해 운영하는 등 네이버와 SK커뮤니케이션즈보다 공격적이다.

늦어도 3~4월 중에 특별 페이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후보별로 페이지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유권자와 후보자 간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특히 다음은 하나의 대선 미디어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네티즌이 올린 UCC 동영상물과 결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 코너를 만드는 기획도 유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프리챌은 아예 '2007 대선 특집'을 꾸릴 계획이다.

사용자들이 올린 각종 콘텐츠와 동영상물을 캠페인 형태로 묶어낸다는 것.대선 전략을 '프리챌 동영상 UCC와 함께 주권 행사하기!'라는 이름까지 결정한 단계다.

구체적으로 동영상으로 20~30대 유권자의 손길을 잡아 놓는 마케팅으로 클릭 수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대선 관련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섹션도 별도로 만들 방침이다.

동영상을 통한 네티즌 제안 코너도 만들 계획이며 대선 동영상을 평가하는 화제작 투표 코너도 곁들인다는 복안이다.

후보자들의 동영상물을 모아 놓는 Q코너도 마련하는 등 어느 업체보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투표 참여하기라는 공익선거 캠페인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감시하는 기능도 마련했다.

선거 관련 불법 동영상물과 상대 후보를 무조건적으로 비판하는 음해성 UCC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걸러내기로 했다.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를 운영 중인 나우콤은 네티즌과 후보자가 활발한 토론을 전개할 수 있도록 양방향 대선 미디어 체제가 되도록 한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아프리카의 최대 장점인 실시간 양방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공약에 대한 유권자와 후보자 간 실시간 질의응답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채팅 서비스도 개편할 예정이다.

또 선거캠프가 직접 마련한 정책공약 홍보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해 홍보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릴 방침이다.

후보 지지 발언 방송도 기획하고 있다.

최근 UCC 대선과 관련해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판도라TV다.

이 회사는 지난 23일 전경련회관에서 'UCC를 활용한 제17대 대통령선거 전략설명회'를 열 정도로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대선캠프 선거 전문가와 취재진이 몰리는 대성황을 이룰 정도로 판도라TV 홍보에 대성공했다.

판도라TV는 선거기간 중 '사이버 대선캠프'를 만들어 대선 후보자들이 직접 네티즌에게 공약 등과 관련해 질의응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체 방송에만 머물지 않고 지하철,방송,전광판,모바일 등과 연계한 동영상 콘텐츠 제공 서비스도 기획 중이다.

이 회사 김경익 사장은 "선거는 불특정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 만큼 UCC는 가장 적당한 미디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UCC는 주요 변수임에 틀림없다는 지적이다.

성공 여부에 따라 뜨고 지는 인터넷 및 동영상 서비스 업체가 생길 수도 있다.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UCC 마케팅이 대통령선거 이후 어떤 판세 변화와 후유증을 낳을지 지켜볼 일이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