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속 컴퓨터 그래픽 어디까지 왔을까 … "할리우드 안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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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조지 루카스 감독이 SF 영화의 시조 '스타워즈'에서 '광선검 전투 신'을 선보였을 때 관람객들은 흥분했다.
"어떻게 저런 신기한 일이 가능한 걸까?" 관람객들은 '스타워즈'의 마술 같은 광학 테크놀로지와 시각 효과,영상에 열광했다.
'스타워즈'의 상징과도 같은 광선검 장면은 실사 촬영본 위에 광선을 셀(cell) 애니메이션으로 그려 넣은 뒤 합성하는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컴퓨터 그래픽이 최초로 도입된 영화는 1976년 제작된 '미래 세계(Future World)'이지만 1년 후 제작된 '스타워즈'로부터 컴퓨터 그래픽의 역사가 시작된 것으로 본다.
할리우드의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스타워즈'의 성공을 필두로 '레이더스' 'E.T.' '인디아나 존스' 등에서 놀라운 이미지들을 선보이며 조금씩 영글어 갔다.
'벅스 라이프'를 만든 픽사, '타이타닉'과 '터미네이터'를 만든 디지털도메인, '반지의 제왕 1편''킹콩'을 만든 웨타 등은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낯선 용어를 익숙하게 만든 대표적인 공신들이다.
한국 영화에서 컴퓨터 그래픽 컷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94년 만들어진 SF 블록버스터 '구미호'다.
당시 여자 주인공을 맡았던 고소영이 여우로 변하는 장면이나 정사를 나누는 남녀의 몸 위로 구슬이 움직이는 장면에서 컴퓨터 그래픽이 사용됐다.
'은행나무 침대'의 육체 투과 장면, '쉬리'의 고층 빌딩 폭파, 도심 총격전 장면 등도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물론 당시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할리우드의 화려한 영상에 익숙한 관객들의 눈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국내에서 할리우드 수준의 본격적인 컴퓨터 그래픽이 쓰이게 된 것은 2000년대 이후다.
2001년 만들어진 '화산고'는 거의 전부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채우는 실험적 시도를 했다.
2002년 '원더풀 데이즈'는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컴퓨터 그래픽의 질적 성장 면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이어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는 200~300명의 엑스트라만 동원해 수만 명의 중공군이 쳐들어오는 장면을 만들었다.
2006년 말 선보인 무협 판타지 대작 '중천'은 100% 국내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이용되면서 컴퓨터 그래픽계의 이슈로 떠올랐다.
주인공 이곽을 중심으로 원귀 병사들이 몰려드는 '천기관 광장' 장면은 고난이도의 군중 시뮬레이션 기술을 적용했고 배우의 실제 연기가 불가능한 나무숲 낙하 장면은 디지털 액터를 주인공 대신으로 썼다.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중천'의 컴퓨터 그래픽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비교하더라도 손색 없는 품질로 평가된다.
특히 디지털 군중 엑스트라 장면인 '천기관 광장' 장면은 '국내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물론 고난이도 영상의 빈도에 있어서는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하기 힘들다.
할리우드 영화에는 난이도가 높은 장면들이 많이 포함돼 있지만 한국 영화는 그렇지 못하다.
이는 제작 기술력에서 오는 차이라기보다 자본과 시간, 인력 투자에 대한 차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컴퓨터 그래픽 업계 관계자는 "할리우드와의 가장 큰 차이는 인건비 차이"라며 "국내에서는 할리우드의 대형 스튜디오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의 대우를 받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국내 인력들이 만들었다면 3분의 2 수준에서 작업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의 컴퓨터 그래픽 인력은 대략 1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DTI, 인사이트비주얼,모팩스튜디오 등 3개 메이저급 회사를 비롯 20~30여개 중소업체가 컴퓨터 그래픽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와 애니메이션 업계보다는 엔씨소프트 등 실시간 그래픽을 필요로 하는 게임업체에 근무하는 인력 비중이 더 높은 편이다.
국내 컴퓨터 그래픽 업계는 이미 높아져 버린 관람객들의 눈을 만족시켜야 하는 과제를 짊어지고 있다.
웬만한 그래픽으로는 감동시키기 힘들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컴퓨터 그래픽은 예술과 기술이 함께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영상 분야"라며 "관객들의 눈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영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인력과 기술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
"어떻게 저런 신기한 일이 가능한 걸까?" 관람객들은 '스타워즈'의 마술 같은 광학 테크놀로지와 시각 효과,영상에 열광했다.
'스타워즈'의 상징과도 같은 광선검 장면은 실사 촬영본 위에 광선을 셀(cell) 애니메이션으로 그려 넣은 뒤 합성하는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컴퓨터 그래픽이 최초로 도입된 영화는 1976년 제작된 '미래 세계(Future World)'이지만 1년 후 제작된 '스타워즈'로부터 컴퓨터 그래픽의 역사가 시작된 것으로 본다.
할리우드의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스타워즈'의 성공을 필두로 '레이더스' 'E.T.' '인디아나 존스' 등에서 놀라운 이미지들을 선보이며 조금씩 영글어 갔다.
'벅스 라이프'를 만든 픽사, '타이타닉'과 '터미네이터'를 만든 디지털도메인, '반지의 제왕 1편''킹콩'을 만든 웨타 등은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낯선 용어를 익숙하게 만든 대표적인 공신들이다.
한국 영화에서 컴퓨터 그래픽 컷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94년 만들어진 SF 블록버스터 '구미호'다.
당시 여자 주인공을 맡았던 고소영이 여우로 변하는 장면이나 정사를 나누는 남녀의 몸 위로 구슬이 움직이는 장면에서 컴퓨터 그래픽이 사용됐다.
'은행나무 침대'의 육체 투과 장면, '쉬리'의 고층 빌딩 폭파, 도심 총격전 장면 등도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물론 당시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할리우드의 화려한 영상에 익숙한 관객들의 눈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국내에서 할리우드 수준의 본격적인 컴퓨터 그래픽이 쓰이게 된 것은 2000년대 이후다.
2001년 만들어진 '화산고'는 거의 전부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채우는 실험적 시도를 했다.
2002년 '원더풀 데이즈'는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컴퓨터 그래픽의 질적 성장 면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이어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는 200~300명의 엑스트라만 동원해 수만 명의 중공군이 쳐들어오는 장면을 만들었다.
2006년 말 선보인 무협 판타지 대작 '중천'은 100% 국내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이용되면서 컴퓨터 그래픽계의 이슈로 떠올랐다.
주인공 이곽을 중심으로 원귀 병사들이 몰려드는 '천기관 광장' 장면은 고난이도의 군중 시뮬레이션 기술을 적용했고 배우의 실제 연기가 불가능한 나무숲 낙하 장면은 디지털 액터를 주인공 대신으로 썼다.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중천'의 컴퓨터 그래픽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비교하더라도 손색 없는 품질로 평가된다.
특히 디지털 군중 엑스트라 장면인 '천기관 광장' 장면은 '국내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물론 고난이도 영상의 빈도에 있어서는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하기 힘들다.
할리우드 영화에는 난이도가 높은 장면들이 많이 포함돼 있지만 한국 영화는 그렇지 못하다.
이는 제작 기술력에서 오는 차이라기보다 자본과 시간, 인력 투자에 대한 차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컴퓨터 그래픽 업계 관계자는 "할리우드와의 가장 큰 차이는 인건비 차이"라며 "국내에서는 할리우드의 대형 스튜디오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의 대우를 받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국내 인력들이 만들었다면 3분의 2 수준에서 작업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의 컴퓨터 그래픽 인력은 대략 1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DTI, 인사이트비주얼,모팩스튜디오 등 3개 메이저급 회사를 비롯 20~30여개 중소업체가 컴퓨터 그래픽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와 애니메이션 업계보다는 엔씨소프트 등 실시간 그래픽을 필요로 하는 게임업체에 근무하는 인력 비중이 더 높은 편이다.
국내 컴퓨터 그래픽 업계는 이미 높아져 버린 관람객들의 눈을 만족시켜야 하는 과제를 짊어지고 있다.
웬만한 그래픽으로는 감동시키기 힘들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컴퓨터 그래픽은 예술과 기술이 함께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영상 분야"라며 "관객들의 눈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영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인력과 기술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