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이 2008 대선의 향방을 좌우할 첫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아이오와주를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각) 4년만에 처음으로 방문, 열광적인 환영을 받으며 기세를 올렸다.

힐러리는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아이오와주를 방문, 민주당 간부와 당원, 유권자들과 광범위한 접촉을 가졌고, 각종 여론조사 당내 1인자답게 강한 자신감을 보이며 지지세 확산에 박차를 가했다.

힐러리는 이번 방문에서 '여성이 최고통수권자가 되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통념을 불식시키려는 듯 성차별 해소에 관한 발언을 의식적으로 많이 했다.

이날 2천800여명의 군중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내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내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헤어 스타일을 하느냐가 많은 관심이 될 것임을 안다"며 "하지만 유권자들이 외양보다는 나의 인생과 경륜을 평가한 뒤 지지를 표명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나아가 "내가 여성이지만 한사람의 어머니라는 사실도 나를 평가하는 기준 중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대 이라크 정책에 대한 고강도 비판을 퍼부었다.

퍼스트 레이디 출신인 그녀는 "부시 대통령은 오는 2009년 퇴임 전에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면서 "차기 대통령에게 이라크전을 그대로 넘겨주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부시 대통령이 재직한) 지난 6년간 얼마나 우리가 어려운 시기를 지내왔는냐"고 반문하면서 "특히 부시 대통령의 외교 정책과 대 이라크 선제공격, 허술한 사후 전쟁 관리, 노선을 수정하지 않으려는 그의 고집 등으로 우리가 고통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해악을 끼치려는 행동을 저지하면서 한편으론 미국을 방어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존 케리 상원의원이 지난 2004년 대선에서 패배한 것은 외부의 공격이 있을 때 즉각 대응을 못했기 때문"이라며 "적들의 공격이 있으면 즉각 반격을 가해 때려눕혀야 한다"고 강조, 청중들은 폭소와 박수로 환호했다.

앞서 힐러리의 당내 경쟁자인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을 비롯, 배럭 오마바 상원의원, 톰 빌삭 전 아이오와 주지사 등은 최근 아이오와를 미리 방문, 지지세 구축에 안간힘을 쏟은 바 있다.

한편 이날 유권자들과 자리를 같이한 한 장소에서 힐러리 의원이 미국 국가를 부르는 장면이 MSNBC 등 일부 매체에 소개됐는데, 음정과 박자가 고르지 못한게 이번 아이오와 방문의 유일한 '흠'이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지난 11월 중간선거때 미 유권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동영상매체 `유튜브(YouTube)"는 힐러리가 미국가를 부르는 전 장면을 보도, 미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