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민중미술 … 시장서 먹혀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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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1990년대를 풍미했던 민중미술이 '역사 속의 추억상품'으로 부각되면서 시장에 본격 진입하고 있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 갤러리의 3개층 전관을 채우는 '민중미술의 힘과 꿈'전이 다음 달 2~19일 열린다.
민중미술 1세대 작가 오윤을 비롯해 신학철 홍성담 임옥상 이종구 민정기 홍선웅 황재형 강요배 김봉준 김용태 김인순 김정헌 김준권 노원희 박불똥 박재동 등 작가 23명의 회화 드로잉 180점이 출품된다.
이번 전시는 암 투병 중인 조재진 ㈜영창 대표(61)와 개인 컬렉터 청관재씨가 20여년간 모은 작품을 위주로 구성했다.
이에 앞서 갤러리 눈은 창덕궁 앞 와룡동 2호점 개관기념으로 '확'전(2월9일까지)을 열고 주재환 손장섭 이종구 송창 김태헌 등 민중미술 작가 작품 10여점을 내걸었다.
이달 초 가나아트갤러리의 '오윤의 대지'전은 작품이 없어 못 팔 정도로 컬렉터들의 인기를 끌었고,아트사이드에서 열린 여운씨의 '검은 소묘'전 역시 컬렉터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민중미술이 정치적인 이념과 메시지가 '격하다'는 이유로 그동안 시장에서 외면됐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왜 민중미술인가=한국의 민중미술을 벤치마킹한 '차이나 아방가르드'인 중국 현대미술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시장에서 전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 '시장 노크'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또 최근 미술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일부 컬렉터들이 순수미술 작품에 비해 저평가된 민중미술로 관심을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386세대 기업가를 비롯해 의사 변호사 등 일부 신흥 부유층이 6·10항쟁(1987년) 20년을 맞아 '역사적 산물'이나 '추억 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데다 시간이 지나면 작품값도 오를 것이란 기대감까지 작용했다.
박이찬국 갤러리 눈 대표는 "민중미술이 언젠가는 역사적인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에선 시대정신을 담아내면서도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어떤가=현재 활동하고 있는 민중미술작가는 500~600여명.이 가운데 시장에서 작품이 거래되거나 가격이 형성된 작가는 작고작가 오윤을 비롯해 임옥상 강요배 민정기 이철수 홍성담 주재환 신학철 박재동 등 10여명에 불과하다.
30~40대 작가로는 배영환과 김태헌 정도다.
작품 값도 저렴한 편이다.
화랑가에서는 이들 작가의 작품이 점당(100호 기준·160×132cm)1000만~3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경매시장에서는 오윤과 강요배 작품이 인기다.
오씨의 작품은 1998년 이후 출품된 30여점이 모두 팔려 낙찰률 100%를 기록했고,강씨 작품 '연주담'은 지난해 12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23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전망과 문제점=민중미술의 시장성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극사실주의 작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비슷한 화풍인 민중미술이 예전의 정치적 이념보다 자연과 삶 속으로 파고들면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낙관론.반면 우찬규 학고재 갤러리 대표는 "1980~1990년대 정치적 이념과 선동적인 메시지를 드러낸 민중미술이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이미 퇴출된 상태"라며 "앞으로 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킬지는 미지수"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 갤러리의 3개층 전관을 채우는 '민중미술의 힘과 꿈'전이 다음 달 2~19일 열린다.
민중미술 1세대 작가 오윤을 비롯해 신학철 홍성담 임옥상 이종구 민정기 홍선웅 황재형 강요배 김봉준 김용태 김인순 김정헌 김준권 노원희 박불똥 박재동 등 작가 23명의 회화 드로잉 180점이 출품된다.
이번 전시는 암 투병 중인 조재진 ㈜영창 대표(61)와 개인 컬렉터 청관재씨가 20여년간 모은 작품을 위주로 구성했다.
이에 앞서 갤러리 눈은 창덕궁 앞 와룡동 2호점 개관기념으로 '확'전(2월9일까지)을 열고 주재환 손장섭 이종구 송창 김태헌 등 민중미술 작가 작품 10여점을 내걸었다.
이달 초 가나아트갤러리의 '오윤의 대지'전은 작품이 없어 못 팔 정도로 컬렉터들의 인기를 끌었고,아트사이드에서 열린 여운씨의 '검은 소묘'전 역시 컬렉터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민중미술이 정치적인 이념과 메시지가 '격하다'는 이유로 그동안 시장에서 외면됐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왜 민중미술인가=한국의 민중미술을 벤치마킹한 '차이나 아방가르드'인 중국 현대미술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시장에서 전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 '시장 노크'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또 최근 미술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일부 컬렉터들이 순수미술 작품에 비해 저평가된 민중미술로 관심을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386세대 기업가를 비롯해 의사 변호사 등 일부 신흥 부유층이 6·10항쟁(1987년) 20년을 맞아 '역사적 산물'이나 '추억 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데다 시간이 지나면 작품값도 오를 것이란 기대감까지 작용했다.
박이찬국 갤러리 눈 대표는 "민중미술이 언젠가는 역사적인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에선 시대정신을 담아내면서도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어떤가=현재 활동하고 있는 민중미술작가는 500~600여명.이 가운데 시장에서 작품이 거래되거나 가격이 형성된 작가는 작고작가 오윤을 비롯해 임옥상 강요배 민정기 이철수 홍성담 주재환 신학철 박재동 등 10여명에 불과하다.
30~40대 작가로는 배영환과 김태헌 정도다.
작품 값도 저렴한 편이다.
화랑가에서는 이들 작가의 작품이 점당(100호 기준·160×132cm)1000만~3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경매시장에서는 오윤과 강요배 작품이 인기다.
오씨의 작품은 1998년 이후 출품된 30여점이 모두 팔려 낙찰률 100%를 기록했고,강씨 작품 '연주담'은 지난해 12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23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전망과 문제점=민중미술의 시장성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극사실주의 작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비슷한 화풍인 민중미술이 예전의 정치적 이념보다 자연과 삶 속으로 파고들면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낙관론.반면 우찬규 학고재 갤러리 대표는 "1980~1990년대 정치적 이념과 선동적인 메시지를 드러낸 민중미술이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이미 퇴출된 상태"라며 "앞으로 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킬지는 미지수"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