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 노장'도,'루키'도 그 앞엔 없었다.

타이거 우즈(32·미국)가 미국PGA투어사상 두 번째 연승기록인 '7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우즈는 29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CC 사우스코스(파72·길이 7607야드)에서 끝난 미국PGA투어 뷰익인비테이셔널(총상금 520만달러)에서 1∼3라운드 선두권 선수들과 찰스 하웰3세 등 추격자들을 따돌리고 올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타차 4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우즈는 중반 한때 경쟁자들과 선두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으나 13,17번홀의 잇단 버디와 추격자들의 자멸로 역전우승을 일궈냈다.

대회 3연패,통산 다섯번째 우승이다.

우즈는 지난해 7월 브리티시오픈 우승 이후 이번 대회까지 미PGA투어에 일곱 차례 출전해 정상에 올랐다.

바이런 넬슨이 지난 45년 기록한 투어 최다연승(11연승) 기록에 4승차다.

우즈는 96년 프로전향 후 215차례의 미PGA투어 대회에 출전했다.

그 중 우승은 55차례로 승률이 25.6%에 달한다.

네 번 출전하면 한 번꼴로 우승하는,놀라운 승률이다.

11차례 치른 연장전에서는 무려 10승을 올렸다.

승수·승률·뒷심 면에서 현역선수 중 그를 따를 자가 없다.

이번 대회 드라이버샷거리 317.3야드(랭킹 2위),그린적중률 76.4%(5위),홀당 퍼트수 1.745회(19위)에서 보듯 그의 기본기는 최정상급이다.

여기에 뛰어난 승부근성까지 갖췄다.

역대 최장기간의 세계랭킹 1위,최종일 빨간 셔츠로 상징되는 그의 '황제' 이미지는 필 미켈슨이나 비제이 싱 같은 베테랑들은 물론 초반 선두였던 브랜트 스네데커,앤드루 버클 같은 루키들을 주눅들게 하고도 남는다.

오죽하면 스네데커와 버클이 3라운드 후 "최종일 우즈와 같은 조가 아닌 것이 다행"이라고 했을까.

우즈는 꼭 필요할 때 버디(이글)를 잡는 '결정적 한 방'이 뛰어나고,치고나가야 할 때 좋은 스코어를 내는 기회포착력도 뛰어나다.

최종일 9번홀(파5)에서 스푼 세컨드샷을 홀 옆 7.5m지점에 떨군뒤 이글을 잡았고,17번홀(파4)에서는 143야드 어프로치샷을 홀 옆 60cm지점에 붙여 그림같은 버디를 낚았다.

하웰3세가 18번홀(파5)에서 연장에 들어갈 수도 있는 15m 이글기회를 3퍼트 끝에 파로 무산시킨 것과 대조적이다.

그의 캐디(스티브 윌리엄스)도 우즈 못지않다.

윌리엄스는 다른 캐디와 달리 항상 화난 표정이다.

6척 장신의 체구도 위협적이지만 노려보는 듯한 표정의 그를 보면 갤러리들은 움직일 생각을 못하고,카메라맨들도 함부로 셔터를 누르지 못한다고 한다.

우즈는 유럽PGA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1∼4일) 타이틀 방어를 위해 중동으로 갔다.

미 투어 복귀대회가 어느 것일지 불투명하나,팬들은 이제 그의 '8연승'에 주목하고 있다.

'재수' 끝에 투어카드를 확보한 위창수(35·테일러메이드)는 공동 9위로 선전했다.

2005년 11월 서던팜뷰로클래식에서 기록한 공동 5위에 이어 투어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