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정보기술) 산업의 요람인 실리콘 밸리가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업체는 인력난을 겪는 반면 컴퓨터 제조 등 이른바 'IT굴뚝업체'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 지역의 기업과 정부를 대표하는 비영리법인인 '조인트 벤처 실리콘 밸리'는 "2005년을 기점으로 실리콘 밸리가 서서히 활기를 띠고 있다"고 연간보고서를 통해 28일 밝혔다.


실리콘 밸리의 일자리는 2005년에만 2000개 늘었다.

2005년 2분기부터 작년 2분기까지 1년 동안엔 3만3252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실리콘 밸리의 일자리가 순증으로 돌아서기는 2001년 닷컴버블 붕괴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실업률도 2002년의 8%에서 작년엔 4% 수준으로 하락했다.

급여도 증가해 작년 평균 급여는 7만4302달러로 2005년의 7만1236달러에 비해 4% 상승했다.

실리콘 밸리가 한창 잘 나갈 때인 2000년 평균 급여는 8만6320달러에 달했었다.

이 지역 가계소득도 중간치 기준으로 6.5% 상승한 7만6300달러를 기록했다.

조인트 벤처 실리콘 밸리의 러셀 행콕 회장은 "실리콘 밸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규모별,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나 휴렛팩커드 등 IT 대기업보다는 신규창업된 중소 IT기업 쪽에서 일자리 창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업종별로도 차이가 확연해 소프트웨어 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업종은 마땅한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반면 컴퓨터 제조 등 이른바 IT 굴뚝업종은 여전히 일자리가 줄고 있다.

보고서는 "실리콘 밸리도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이 지역의 집값이 치솟고 고교 중퇴율이 상승하는 한편 청소년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 아직은 말그대로 '회복 중'인 것으로 보고서는 평가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