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코스피 지수가 사흘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말 대비 8.23P(0.60%) 떨어진 1363.10으로 마감해 재차 1370선 아래로 밀려났다. 코스닥도 외국인 매물에 밀려 582.48로 0.67P(0.11%) 하락했다.

개장 직후 1378포인트까지 오르며 반등하는 듯 했던 코스피는 이렇다할 주도주와 매수 주체가 부각되지 않으면서 점차 탄력을 잃고 미끌어졌다.

얼어붙은 투자심리 탓에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량은 1억3322만주에 그쳐 지난 99년 3월4일 1억1940만주 이후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거래대금도 2조1700억원 수준에 머물며 올들어 두번째로 낮았다.

개인 투자자들이 806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99억원과 839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물 시장에서도 대거 '팔자'에 나선 가운데 965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돼 매수 공백의 시장을 더욱 압박했다.

POSCO가 사흘만에 반등하고 현대제철이 강세를 유지한 덕분에 철강금속(1.54%)이 상대적 강세를 시현했다. 반면 전기전자(-1.57%)와 내수 관련 업종인 통신(-2.38%) 유통(-1.78%) 음식료(-1.33%) 등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삼성전자하이닉스가 동반 하락했고, LG필립스LCD를 제외한 다른 기술주들도 대부분 뒷걸음질쳤다. 수익성 악화 우려에 KT의 주가는 6% 남짓 떨어졌다.

국민은행과 신한지주 KT&G 등은 소폭 상승하며 선전했다.

대교가 장 막판 상한가로 올라섰고 KCTC가 나흘째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회사측은 이날 주가급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밝혔다. 3월 주주총회에서 일명 '장하성펀드'가 추천하는 감사를 선임할 계획이라고 공시한 크라운제과가 4% 가까이 뛰어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선 NHN LG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다음 등이 오른 반면 아시아나항공 동서 휴맥스 등은 하락했다.

메가스터디가 6일 만에 하락 반전했고, 크레디리요네증권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깎아 내린 네오위즈는 7.09% 급락했다.

디오스텍MCS로직, 액슬론이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블루투스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상한가 4개를 비롯해 296개 종목이 강세를 보였고 439개 종목은 하락(하한가 1개)했다. 코스닥 시장의 상승 종목 수와 하락 종목 수는 각각 400개와 496개.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자체적인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4분기 어닝시즌이 끝나갈 때쯤엔 불안한 투자심리를 다소 추스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정적 요인이 많이 반영된 상태이긴 하지만 체력을 회복하는 기간이 필요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4분기 실적 부진 등으로 시장이 위축돼 있긴 하지만 IT를 제외한 업종의 실적은 견조하다는 점 등에서 지나친 우려 역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환시장에서 지난 주말 940.5원까지 오르며 두달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보합으로 마감됐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