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이 '1월 효과' 기대를 저버리고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투자자들은 2월 장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하지만 2월 시장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느리고 긴축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월 코스피지수도 현 지수대와 비슷한 수준에서 박스권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긴 안목을 가지고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정보기술(IT)이나 경기 관련 소비재 업종의 비중을 늘려갈 것을 권했다.

코스닥시장도 550~600의 좁은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 1월 연장선상의 2월 증시

2월 증시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현실이 충돌하는 가운데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월 장은 1분기의 바닥을 확인하는 기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1320~142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 기업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올 기업 이익 전망이 낮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기업 실적에 대한 시장의 평가 역시 보수적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 유럽 등 글로벌 긴축 우려감도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지난 연말부터 증시를 억누르고 있는 시중금리 상승세가 2월에도 여전히 주식시장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급측면에서도 해외 펀드로의 과도한 자금 쏠림으로 매수 기반이 약화되는 등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지수가 밀리더라도 그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분기 실적 우려가 이미 지수에 상당부분 반영된 데다 미국 경제지표나 국내 경기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임정석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단기 불안 요인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보는 경기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이머징마켓의 조정이 한국 증시의 상대적인 매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시장 접근을 권했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이 코스닥시장 반등의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며 560~595 사이의 흐름을 예상했다.

◆ 1350선 근처서 매수를

전문가들은 박스권 하단인 1350선 근처에서는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권했다.

특히 경기 회복을 겨냥한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을 권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2월 유망 종목에서 경기 관련 소비재나 헬스케어 IT업종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소재 산업재의 비중은 줄였다.

NH투자증권도 금융 IT업종의 투자 비중을 확대하면서 에너지 산업재 통신서비스는 비중을 축소했다.

대우증권은 특히 실적과 업황이 양호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미만인 고려아연 아세아제지 황금에스티 STX엔진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이에 비해 한화증권은 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경기방어형 가치주와 1월 하락 조정을 거친 실적 호전주를 권했다.

코스닥시장에선 대우증권이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실적 우량주로 조선기자재 기계업종을 추천했다.

한화증권은 아시아나항공 다음 인탑스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서정환·고경봉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