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창업시장의 기상도는 '흐림'이다.

경기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데다 백화점 및 대형 마트가 지방 중소도시까지 확산되고 있고 온라인 장터 등 인터넷 쇼핑몰 창업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창업수요도 창업실패율이 높다는 인식이 팽배해 큰 폭의 증가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안전 먹거리 등 웰빙관련 업종,사회적인 검약분위기에 맞는 업종,소비자의 개성과 편의성을 충족하는 업종 등 트렌드를 타는 업종이나 대통령 선거 분위기로 통화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후광 효과를 볼 수 있는 업종은 어느 정도 성장이 예상된다.

위험 부담이 적은 소자본 무점포 창업은 꾸준히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기 전에 성공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는 투잡스형이나 주말 창업 등에 대한 수요 역시 높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이 독립 점포에 비해 메뉴와 서비스 측면에서 경쟁력을 앞세워 일반 독립 자영업자들을 대체해 나갈 공산이 크다.

또 가맹사업법 개정으로 불량 프랜차이즈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고,우량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약진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가맹사업진흥법 제정으로 국내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창업시장의 큰 흐름을 여섯 가지로 정리해 본다.

○안전 먹거리 강세

저지방 저칼로리 건강식인 해산물 전문점들의 강세가 점쳐진다.

웰빙 트렌드에 맞는 데다 매년 늦가을과 겨울에 터지는 AI(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으로 소비자들의 안전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활어 및 싱싱회,뷔페식 해산물,굴,전복,대게 등 단일 품목 해산물 전문점도 개성있는 메뉴와 합리적인 가격만 갖춘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업종들이다.

유기농 식재료를 취급하는 등 안전 먹거리를 내세우는 점포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킨·삼겹살 전문점 새로운 변화 모색

AI파동은 치킨 시장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스테디셀러 아이템인 치킨이 쉽게 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치킨 메뉴 중에서는 바비큐 등 구이류가 전망이 밝다.

삼겹살 시장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몇 년간 급성장했던 가격파괴 삼겹살 전문점은 이미 과당경쟁 상태에 접어들었고,대신 품질과 맛을 내세운 신규 업종들이 시장을 지배해 나갈 것이다.

양념삼겹살 및 등갈비 전문점,칼집 생삼겹살 전문점 등이 유망하다.

○컨버전스 바람

불황기에 한 가지 아이템만을 판매해서는 만족할 만한 수준의 수익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수익을 다각화하기 위해 메뉴 퓨전화와 업종 복합화 등 컨버전스 붐이 일 것이다.

특히 내년에는 외식업뿐 아니라 판매와 서비스의 컨버전스가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판매업이 단순히 제품 판매만 하던 것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서비스와 정보까지 부가적으로 제공하거나,서비스업종 가게에서 관련 제품 판매를 함께 하는 원스톱 매장이 향후 창업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아 갈 것이다.

외식업종 컨버전스 사례로는 아이스크림 커피 토스트 샌드위치 샐러드 햄버거 등을 모두 취급하는 아이스크림 카페,베이커리 카페,패스트푸드 카페 등을 들 수 있다.

비 외식업종으로는 문구점과 팬시점,미용실과 피부관리숍,PC방과 카페를 결합하는 것 등이 대표적 사례다.

○애프터마켓 시장 주목

단순 상품 판매가 주를 이뤘던 1차 시장의 뒤를 이어 1차 시장 이후로 형성된 2차 시장,즉 애프터마켓이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을 것이다.

자동차 컴퓨터 등 애프터마켓을 형성하는 상품들은 1차 상품판매 때보다 애프터마켓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규모가 더 크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1차 상품 시장이 대규모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애프터마켓 시장의 규모 확장도 쉽다.

대표적인 업종으로는 자동차 내외장 관리업,자동차 부속품 판매점,방문 컴퓨터 수리업,방문 잉크충전업 등이 있다.

○모던레트로(Modern Retro) 열풍

모던 레트로 업종이 뜰 것이다.

모던 레트로란 아름다운 과거로 회귀하되 동시에 현대적인 멋을 살린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1950~70년대 유행했던 전통 메뉴를 현대화하거나,현대적이면서도 복고적인 분위기의 인테리어 이미지를 가미하는 등 전통과 현대를 적절히 조화하는 식이다.

실내 퓨전 포장마차,퓨전 뚝배기ㆍ전통주 전문점,찌개 전문점,퓨전 감자탕·묵은지 전문점 등이 있다.

그리고 불황기의 창업은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전통 한식을 취급하는 음식점들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설렁탕 감자탕 순대 보쌈 전문점 등이 대표적인 업종이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향토음식도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원을 받으며 프랜차이즈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도움말=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