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사회는 후지야(不二家) 뉴스로 떠들썩하다.

1910년 창업한 일본내 6위 과자회사에서 터져 나온 식품위생 비리로 회사가 존폐 위기에 몰렸다.

오래전부터 소문으로 나돌던 후지야 위생 비리는 지난 11일 회사측이 기자회견을 통해 공표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당국의 현장 검사가 이어지면서 식중독 발생 은폐 등 10여년이 지난 과거 사건까지 드러났다.

회사는 백화점은 물론 동네 편의점까지 제품을 회수했다.

전국 프랜차이즈 체인점은 소비자 항의로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매출의50%를 차지하는 과자류 판매 중단으로 3월 말 끝나는 2006 회계연도에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

6대 사장인 후지이 린타로는 15일 사임했다.

창사 후 첫 전문 경영인이 22일 새 사장에 취임했다.

사쿠라이 야스후미 신임 사장은 개혁 추진 본부를 설치하고 법령 준수와 기업 윤리 확립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전문 경영인 선임만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옛 경영진의 고질적인 소비자 경시풍조에 등돌린 소비자들이 마음을 쉽게 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2000년 유제품 메이커 유키지루시의 식중독 사건 발생 후 주요 식품 회사들은 품질 관리 매뉴얼을 개선하고 끊임없이 위생 관리를 강화해 왔다.

하지만 후지야는 유키지루시 사건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음이 조사 과정에서 속속 드러났다.

후지야의 엉성한 리스크 관리는 불투명한 경영에서 빚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동안 후지야는 밀실인사로 일반 사원들의 불만이 많았다.

임원들이 이권을 나눠 갖기에 급급했고 여기에 불만을 품은 투서가 사내에서 난무했다.

일본내 6위 과자 회사치곤 경영 투명성이 소비자들의 기대수준에 훨씬 못미쳤다.

후지야가 비위 사실을 스스로 밝힌 것도 불만을 가진 사원들을 통해 은폐됐던 사건이 정부나 언론측에 속속 제보돼 더 이상 감추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사쿠라이 신임 사장은 취임 회견에서 "나쁜 정보가 위로 올라가지 않는 기업 체질이 형성된 게 사태의 원인"이라고 솔직히 시인했다.

후지야 사태는 투명 경영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