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교통사고 현장, 서너대의 레커차가 경쟁적으로 몰려 있습니다. 이른바 '통값'을 챙기기 위해서입니다.

레커차 운전사가 사고차량을 정비소에 넘기는 대가로 받는 돈을 '통값'이라 칭하는데,

견인한 차의 수리비가 100만원이 넘으면 많게는 20만원을 레커차 운전사가 챙깁니다.

'뼈값'도 있습니다. 자동차 사고때 구급차 운전사가 환자 1명을 입원시키는 대가로 일부 병원에서는 치르는 돈입니다.

장기 입원자의 경우는 웃돈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자동차 사고를 당한 환자는 10명중 7명이 입원합니다.

이 가운데 5분의 1은 병실을 비우는 환자, 속칭 '나이롱 환자'입니다.

(스탠딩) 김의태 기자

"교통사고시 일상화된 이런 행위들이 한국 자동차보험의 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타이틀. " 한국 자동차보험의 위기'

지난해 11월 9일,

금융감독위원회는‘자동차보험 정상화와 보험사기 대책’을 마련해 단계별로 추진키로 했습니다.

4월에 노무현 대통령이 자동차보험 정상화를 특별지시해 내놓은 대책입니다.

CG1)

기존 건강보험보다 최고 15% 비싼 자동차보험의 진료비를 내리는 한편

금융감독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전국민의 진료기록을 서로교환,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환자들을 특별관리하자는 내용이였습니다.

손해보험사들의 계속되는 재정악화와 보험사기에 따른 비용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입니다.

CG2)

자동차보험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건강보험 수가와 정비수가 등은 지난 10년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지만 대당 평균자동차보험료는 오히려 5.6%가 내렸습니다.

또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이른바 '나이롱환자'에게 지급되는 보험금만 한해 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나이롱환자가 3년간 60% 이상 증가하고

CG3)

보험사기로만 연간 1조 6천억원의 보험료가 새고 있다는 통계입니다.

다음달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5~7% 올릴 예정인데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와 사회, 경제적 분위기, 여론 등으로 보험금 인상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손해보험사들은 팔면 팔수록 적자나는 자동차보험을 더 이상 지탱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터뷰) (이득로 손보협회 팀장)

".............."

2005회계연도 자동차보험에서만 8천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오는 3월말로 끝나는 2006 회계연도에는 적자 규모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손보업계에서는 이같은 적자원인을 급격히 높아진 손해율에 있다고 말합니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중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비율,

보험사의 이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 셈입니다.

CG) (연도별 차손해율 추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72%정도로 보고 있지만

2005년부터 손해율이 급격히 높아져 지난해 11월말 현재 79.2%를 기록했습니다.

계약자들에게 100원을 받아 72원을 쓸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80~90원이 보험금으로 나가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인터뷰> [김철영 금감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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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손보사별 차보험 손해율)(2006.10)

회사별로 보면 흥국쌍용화재, LIG손해보험 등의 손해율이 85% 달해 심각한 상태입니다.

때문에 손보사들은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빠른 시일내에 단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 (베타체크)

" ................."

이와함께 황 사장은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4~7% 가량 보험료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삼성화재도 1분기내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업계 1위 보험사까지도 긴장하게 만든 손해율 상승의 원인은 무엇일까?

손보업계는 지난해부터 주 5일제가 정착되면서 교통사고가 증가한 것을 주요 이유중 하나로 꼽고 있습니다.

또 모형 무인단속카메라의 철거, 2005년 광복절 음주운전자들의 대규모 사면으로 교통법규 위반자들의 운행증가 등이 교통사고 급증에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교통사고 증가에 따른 손해율 급등과 더불어 온라인 다이렉트보험의 등장으로 과도한 가격경쟁이 이어진 것 또한 자동차보험의 적자지속 원인으로 풀이됩니다.

지난 17일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보험사 최고 경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동차보험의 과당경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윤증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

이같은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손보사들의 구조조정도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LIG손해보험사는 작년 연말부터 17일까지 희망퇴직을 신청을 받은 결과,

전체 직원의 10%인 270명이 희망퇴직을 원했습니다. 조직개편도 단행해 임원을 6명으로 줄이고 팀도 10개팀을 없애는 등 구조조정에 힘쓰고 있습니다.

비슷한 처지에 놓인 손보사들도 마찬가지,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12월 70명을 희망퇴직 시켰고 그린화재도 30명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손보사들의 처지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진 않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교통사고율이 빠르게 낮아질 가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득로 손보협회 부장)

"정부의 정책적 차원의 지원 필요..."

외국의 자동차보험료는 우리보다 2~3배가량 비싸다는 분석입니다.

손해보험사들은 그러나 자동차보험 인상에 대한 계약자들의 반발이 걱정입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대다수 국민들이 사회적 성격의 보험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에따라 손보업계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손해율이 높은 고객에게는 비싼 보험료를 받고 낮은 고객들에게는 싼 보험료를 내게 하겠다는 차등화 원칙이 그것입니다.

인터뷰) (이득로 부장)

"......................"

오는 4월 도입되는 차량모델별 보험료 차등화가 대표적인 사례.

차량모델별 보험료 차등화는 지난 2003년말 추진하다 자동차업계의 반발로 무산됐던 것이 지난해 다시 추진됐던 사안입니다.

모델별 차등화는 전체 자동차보험료 가운데 자차 보험료에만 우선 적용되며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CG) [차량 모델별 차보험 차등화]

사고시 차량 손상 정도와 수리비가 반영되는 손해율에 따라 차종별로 11개 등급으로 나눠

최저 등급과 최고 등급의 자차 보험료가 20% 차이가 납니다.

전체보험료로 따지면 연3만원 정도의 차등화가 되는 셈입니다.

지역에 따라 보험료를 달리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cg4) [지역별 손해율 현황]

지역별로 손해율은 크게 23%포인트 격차를 보이고 있는데 전국에서 가장 낮은 지역은 울산 63.7%, 가장 높은 곳은 86.7%로 전라북도 지역입니다.

손해보험사들은 이처럼 지역별로 큰 손해율 차이를 보험료에 적용, 손해율이 높은 곳에선 비싼 보험료를 받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지역별 교통인프라 차이를 해당 지역민들이 부당하게 부담시킨다는 지역자치단체들의 반발로 현재 도입이 무산된 상태입니다.

얼마전 나온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달리 받는다는 것 또한 타당성은 있으나 현실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 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밖에 연령대에 따라 직업, 남녀 성별에 따라 보험료를 좀더 세분화할 경우 개개인 마다 합리적인 보험료를 낸다는 게 손보사들의 계산입니다.

외국의 경우 지역별, 주행거리에 따라 자동차보험이 다르게 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국내에선 국민정서상 아직까지 도입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와함께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자동차보험 정상화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자동차 손해배상보장법,

보험금을 노리고 입원한 뒤 병실을 비우는 환자를 가려내기 위해 의료기관이 외출.외박 기록을 관리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을 물리는 내용의 법안입니다.

손해보험사들은 이같은 법안 도입으로 큰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올해 대선정국으로 인해 법제화가 더 늦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부 부처와 손보사들의 교통사고 집계 차이도 보험금 누수에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CG)

지난 2003년 기준 경찰이 파악한 교통사고 부상자수는 37만6천명, 그러나 같은 기간 보험사들의 통계는 120만5천명으로 3배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찰에서 조차 알 수 없는 사고처리가 무분별하게 돼 불필요한 보험금이 지급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자동차 보험이 정상화 되기 위해선 한 부처, 보험사들의 노력만으론 되지 않는 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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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빠르면 2월, 조직적인 보험 사기를 잡아내기 위한 특별 조사반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양해각서를 맺어 보험 사기 혐의자의 진료기록도 받아 조사에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보험사기를 원천적으로 막자는 것이여서 기존의 정책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이같이 실효성 있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손해보험사들의 자정 노력이 지속된다면 자동차보험 부담이 고객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악순환의 고리는 더이상 이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스탠딩) 김의태 기자

보다 합리적인 보험료의 책정, 보험사기를 줄이는 정부의 노력과 보험사기를 없애는 올바른 국민의식 등이 맞물려야 한국의 자동차보험 위기는 극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와우tv뉴스 김의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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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태기자 wowm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