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해 우회상장하거나 대기업에 피인수된 엔터테인먼트주들이 잇달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일단 덩치 키우기에 성공한 기업이라도 시너지 효과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엠넷미디어 삼화네트웍스 팝콘필름 등 우회상장 엔터주들이 줄줄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엠넷미디어는 이날 지난해 매출 226억원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101억원,45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가 1년 새 5배,2배씩 늘었다.

엠넷미디어는 지난해 8월 메디오피아를 통해 우회상장됐다.

이날 주가는 210원(2.22%) 하락하며 사흘 연속 약세를 보였다.

삼화프로덕션이 인수한 삼화네트웍스(옛 이즈온)도 지난해 165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해 전년에 비해 순손실 규모가 135% 증가하는 부진을 보였다.

대부분의 손실이 전 임원진의 횡령으로 인한 우발채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트루윈테크놀로지를 통해 지난해 우회상장한 팝콘필름의 경우 당기순손실 규모가 전년보다 3배나 늘어난 242억원에 달해 관리종목 지정이 예고된 상태다.

회사측은 매출채권 대손충당과 출자법인 지분법손실이 적자폭을 키웠다고 설명했으나 영업적자도 43억원에 달해 수익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어닝쇼크로 이날 팝콘필름은 가격제한폭까지 밀려난 950원에 마감했다.

KT에 인수돼 화제가 됐던 올리브나인도 '주몽'의 높은 인기에도 불구,대규모 경상손실을 기록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해 108억원의 경상손실을 내면서 최근 관리종목 지정 위기까지 몰렸으나 외부감사를 통해 손실 규모가 자기자본의 49%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모면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피인수 업체의 부실 선지급금과 영업권 상각 등의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이들 업체의 손실폭이 너무 크다"며 "특히 영업이익마저 적자를 보이고 있어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