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카타르가 향후 5년간 1350억달러(약 130조원)에 달하는 '국가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한국 기업에 '러브 콜'을 보내고 있다.

넘쳐나는 오일 달러를 기반으로 신도시 개발,신공항 건설 등 초대형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한국 기업과 손잡겠다는 것이다.

내수 침체 탓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국내 건설·중공업 업체와 금융회사 입장에선 경기도 만한 크기의 카타르에 '큰 장'이 선 셈이다.


3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31일부터 2월2일까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카타르 경제포럼'에 국내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한다.

한수양 포스코건설 사장,전윤수 성원건설 회장 등 건설업계는 물론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 등 중공업 업계와 황영기 우리은행 회장 등 금융계 인사도 대거 참석한다.

카타르에선 셰이크 하마드 빈 자심 알 타니 수석 부총리와 유세프 카멜 재무부 장관,필립 토프 금융센터 감독청 원장,셰이크 칼리파 빈 자신 빈 모하메드 알 타니 상공회의소 회장 등 정·재계 고위 인사 70여명이 방한해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국가 IR(해외홍보)'를 펼친다.

국내 기업들이 카타르에 주목하는 이유는 오일 달러를 기반으로 카타르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각종 프로젝트가 새로운 '돈줄'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카타르는 석유(추정 매장량 132억배럴)와 LNG(액화천연가스·910조입방피트) 덕분에 매년 앉아서 수백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덕분에 경제 성장률은 연간 20%에 달하며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최고 수준인 5만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카타르는 '자원으로 먹고 사는' 현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인근 두바이를 뛰어넘는 '중동의 허브'가 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카타르 정부는 우선 2009년까지 연간 50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중동 최대 규모의 허브 공항 건설 계획에 착수했다.

또 2010년까지 110억달러를 들여 도로 교량 등 SOC 기반을 구축할 방침이다.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신도시도 곳곳에 짓는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2015년까지 150억달러를 들여 호텔과 관광지 개발에 나서고 700억달러를 투입해 유전 개발 등 에너지 사업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 밖에 국가가 주도하는 과학기술 연구단지를 조성,해외 IT(정보기술) BT(바이오기술) 기계 조선 화학 관련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카타르는 오일 달러 덕분에 재정 상태가 건전한 데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좋은 만큼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거대 신시장을 뚫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단순 시공만 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국내 기업이 아예 파트너로 참여해 개발 계획에서부터 자금 조달,시공,운영까지 분담하는 만큼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