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29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6자회담이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와 비슷한 수준의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힐 차관보는 또 "우리의 일은 제네바 합의보다 강도 높은 내용을 담은 (9·19)공동성명이 최종 이행될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 회담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첫걸음'으로서의 의미가 강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1994년 핵 개발을 동결(freeze)하는 조건으로 경수로 2기와 중유 지원을 확보한 후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자 핵 개발에 다시 착수했다.

2005년 남북한과 미·일·중·러 6개국이 참여한 9·19공동성명은 그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폐기(abandon)하도록 명기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8일 베이징에서 재개될 회담에서 북한이 플루토늄을 추가 생산하지 못하게 영변 원자로와 핵 재처리시설의 가동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주변국들이 에너지 및 경제 원조를 해주는 '초기 조치'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양국은 그러나 북한의 조치가 핵시설 동결에서 끝나지 않고 영구 폐쇄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 중이다.

힐 차관보는 이번 주말 서울과 도쿄에 들러 최종 사전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