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를 줄일 것인가,적응해서 살 것인가,고통받을 것인가.'

'지구 온난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먼 미래가 아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온난화를 초래하는 주범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고통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집대성본은 2월1일 발표될 유엔 국제기후변화위원회(IPCC)의 '지구온난화 보고서'다.

보고서에 담길 내용이 너무 과소평가됐다는 논쟁이 한창일 정도로 지구온난화는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문제로 부상했다.

지구온난화의 폐해는 이미 시작됐다.

작년 미국의 겨울은 112년 만에 가장 따뜻했다.

뉴욕은 눈구경을 못한 채 12월을 보냈다.

중서부에선 얼음폭풍이 몰아쳤다.

유럽 등 다른 나라 대부분도 어느 때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이러다보니 산악지역 빙하는 작년에만 60∼70cm가량 녹았다.

빙하 해빙속도는 1990년대보다 1.6배,1980년대보다 3배나 빠르다.

사정이 이렇자 여기저기서 바빠졌다.

제너럴일렉트릭(GE) 등 미 10개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총량거래제를 도입할 것을 부시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환경문제와는 담을 쌓은 듯하던 기업들로선 이례적인 일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도쿄의정서 서명을 거부하는 부시 대통령도 올 국정연설에서 대체에너지 확대를 강조했다.

최근 폐막된 '다보스포럼'에서도 온난화가 핫이슈로 등장했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은 오는 2월1일 발표될 1644쪽에 달하는 IPCC의 보고서에 담길 예정이다.

보고서 초안은 지금처럼 이산화탄소 등의 배출이 계속될 경우 2100년까지 해수면은 13~58㎝ 상승하고 기온은 섭씨 1.4~5.8도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지대가 침수돼 인도네시아의 1만7000여개 섬 중 2000여개가 2030년까지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남부 유럽은 살인적인 무더위에 시달리고 아프리카 및 남부 아시아지역은 사막으로 변하는 등 삶의 조건도 엄청나게 변할 것이란 내용도 담겨 있다.

초안만으로도 무시무시하다.

그런 마당에 초안이 온난화의 폐해를 너무 과소평가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남극 대륙과 그린란드 등 결정적인 지역의 해빙 속도를 고려하지 않은 낙관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는 지적이다.

독일 포츠담대학의 슈테판 람스토르프 교수는 "해수면은 3m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다보니 발표를 며칠 앞두고도 파리에 모인 2000명의 내로라하는 과학자들은 해수면 상승폭을 어느 수준으로 명시할 것이냐를 두고 씨름을 계속하고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