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의 영향으로 자동차 생산이 감소하는 등 후유증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들의 생산 및 투자를 살리지 않으면 경제가 장기부진의 늪에 빠질 것"으로 우려했다.
○제조업 생산 투자 모두 부진
통계청이 '성장주도 업종'으로 분류하고 있는 분야는 △반도체 △영상·음향·통신 △자동차 등 3개 업종이다.
지난달에는 이들 3개 업종의 산업생산이 모두 부진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영상·음향·통신은 21.4%,자동차는 1.1% 각각 생산이 감소했다.
반도체는 전년 동월 대비 10.7% 늘어 그나마 선전했지만,증가율이 전달(22.8%)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을 뿐 아니라 2006년 전체 평균 32.7%에도 훨씬 미치지 못했다.
설비투자 증가세도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설비투자 증가율은 2.1%에 그쳐 2006년 1월에 0.1%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설비투자 부진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매출액 기준 상위 2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최근 발표한 '2006년 설비투자 실적 및 2007년 계획'에 따르면 200대 기업 중 제조업체만의 올해 설비투자 금액은 38조3958억원으로 지난해(38조8822억원)에 비해 1.3%(4864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2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제조업체의 설비투자가 감소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생산·투자 감소 배경은
환율하락 등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와 내수부진 등이 생산 및 투자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제조업 15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경기전망 조사'에 따르면 '2월 중 중소제조업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는 82.9로 전달(84.0)에 비해 1.1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1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다.
업황전망 SBHI가 기준치(100)를 밑돌면 전달에 비해 경기가 호전되기보다는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업체가 많은 것을 의미한다. 2월 중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 업체는 37.5%로 경기호전 예상업체(12.1%)보다 훨씬 많았다. 이노비즈·벤처제조업의 SBHI도 94.2로 전달(97.2)보다 떨어졌다. 1월 중 중소제조업 업황 실적 SBHI도 76.7을 기록해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만에 70대로 하락했다.
최윤규 중소기업중앙회 조사통계팀장은 "중소제조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내 내수부진과 환율하락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 등으로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당분간 체감경기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근 통계청 경제통계국장도 "제조업의 경우 재고는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증가세를 나타낸 반면 출하증가세가 더뎌지고 있어 제조업경기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규제완화로 기업투자 이끌어내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침체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산업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완화 등을 통해 기업들의 투자욕구를 되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형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는 경제정책 기조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각종 규제를 완화해 투자 확대와 신사업 진출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상훈 KDI 연구위원은 최근 한국경제학회·한국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진입규제 완화의 경제적 효과와 규제개혁의 정치경제학'이라는 논문을 통해 "현존하는 진입규제의 절반을 없앨 경우 사업체에 따라 총요소 생산성 증가율이 매년 0.5%포인트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계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들은 업황이 좋지 않더라도 미래가 밝다고 판단되면 투자를 미루지 않는다"며 "하이닉스 사례에서 보듯 각종 규제로 투자 자체가 여의치 않은 데다 불안한 노사관계,반기업 정서 확산 등 불투명한 경영 환경이 기업들의 투자를 막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