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금이 빠른 속도로 해외펀드를 통해 빠져나가고 있다. 수급 불안이 주식시장의 체력을 점차 약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해외 투자붐은 보다 구조적이고 장기적으로 진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해외투자 열풍을 역이용해 국내 주식을 매수하는 전략도 고려해볼만 하다는 판단이다.

31일 한국투자증권은 "선진국으로 갈수록 대외투자 규모는 커지기 마련"이라며 "국내 경제 규모 등을 감안할 때 GDP 대비 해외자산 비중은 최소한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적극적인 활성화 정책 역시 해외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가능케하는 대목.

해외투자 확대는 국내 주식수요의 상대적 부진의 원인이 된다.

그렇지 않아도 친디아 펀드 등이 인기를 끌면서 신규자금을 빼앗겨 왔는데 비과세 정책 등이 등장하면서 국내 주식으로의 자금 유입은 더 쪼그라들 수 있다.

한국증권은 상대적 수요 약화로 국내 주식시장의 지루한 횡보세가 길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해외 투자 증가로 자본수지 흑자가 줄어들면서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환율이 오르면 기업이익의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해외 주식투자의 확대는 단기 악재이긴 하지만 중기적으로 호재라는게 한국투자증권의 판단이다.

이 증권사는 "따라서 투자자금의 국내외 분산 혹은 해외 집중으로 국내 주식이 조정을 받을 경우 국내 주식을 사야한다"고 주장했다.

자금의 해외집중으로 주가는 싸지는 반면 이익 전망은 오히려 개선되는 절호의 기회가 생기기 때문.

그 이후에는 고평가된 이머징 아시아에서 이익 성장 모멘텀이 강해질 한국 시장으로 뒤늦게 방향을 선회하는 간접투자자금과 외국인들의 후속 매수세가 급증하면서 이익 실현을 할 수 있는 상승 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러한 과정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균회귀현상과 다를바 없다"며 "중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이 강세를 보일 수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