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시장] 2010년엔 44조 … 증권사 전열정비 영토확장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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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도입된 퇴직연금 제도 가입자 수가 지난해 말 20만명을 넘어섰다.
적립금액은 7567억원에 이른다.
출범 1년여 만에 낸 성적이다.
도입 당시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퇴직연금 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 업계 간 쟁탈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보험권은 초기 퇴직연금 시장에서 선두로 치고 나갔던 은행권을 제치고 지난해 9월부터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해 12월 기준 보험이 시장점유율 54.1%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은행(37.8%) 증권(8.1%)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 기업들의 퇴직 연금 가입이 크게 늘면서 2010년께에는 시장규모가 44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황금 시장'으로 부상할 퇴직 연금 시장에 증권·금융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퇴직 연금 1조원 시장 넘본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퇴직연금 2006년도 12월 말 영업실적'에 따르면 퇴직연금 계약 체결 건수는 1만5868건, 가입자 수는 21만3368명에 이른다.
적립금액은 7567억5000만원이다. 지난 7월까지 2000억원 미만에 머물던 누적 적립금 규모는 8월 2176억원으로 증가한 후 9월에는 단숨에 4000억원을 돌파했다. 10월 4676억원에 이어 11월 5637억원, 12월 7567억원까지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종류별로는 퇴직급여가 근무기간과 평균임금에 의해 사전적으로 확정되는 확정급여형(DB형)이 5020억원으로 66.4%를 차지하고 있다. 공기업 및 대기업이 확정급여형을 선호한 까닭이다.
나머지 확정기여형(DC형)이 26.5%, 개인퇴직계좌(IRA)가 7.1%에 이른다.
확정기여형은 사용자가 매년 근로자 연간 임금의 12분의 1 이상을 부담금으로 납부하고,근로자가 적립금의 운용 방법을 결정하는 제도다. 확정급여형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3월 확정급여형 비중은 32.2%에서 6월 37.1% 9월 66.4로 급증한 후 60% 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연구소 손성동 실장은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기업주와 근로자 모두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면서 "2010년에는 44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 보험·은행·증권업계 경쟁 갈수록 치열
2010년 노다지 시장을 겨냥한 업계 간 경쟁도 불꽃을 튀기고 있다.
퇴직연금 도입 초기에는 은행권이 치고 나갔다. 지난해 8월까지는 은행이 1154억원으로 전체의 53.0%를 차지했었다. 보험은 799억원으로 36.7%, 증권은 223억원으로 10.3%에 달했다.
그러나 보험업계 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서로 교차 가입하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보험은 9월 61.7%(2603억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들어서는 은행이 또다시 맹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9월 보험과 은행은 시장점유율이 30.2%포인트까지 벌어졌으나 10월 28.7%포인트,11월 25.5%포인트,12월 16.3%포인트까지 좁혀졌다. 보험 내 선두주자인 생보업계와 비교하면 은행은 12월 시장 점유율차를 1%포인트 이내까지 줄여놓은 상태다.
이는 금융회사와 기업 간 운용관리계약을 기초로 한 것이다. 한 기업이 한 곳과 운용관리계약을 맺지만 실제 운용자산은 여러 사업자에 맡길 수 있다.
자산관리계약을 기준으로 적용하면 보험은 51%로 줄고 은행과 증권은 각각 38.2% 10.5%로 높아진다.
업계 간 신경전도 볼 만하다. 대우증권이 지난달 11일 '공기업 퇴직연금 시장,증권사 완승'이라는 자료를 내놓자 삼성생명은 21일 '보험사,공기업 퇴직연금시장 석권'이라는 자료를 뿌렸다. 공기업 퇴직연금 시장은 향후 시장의 '바로미터'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끌었다.
둘 다 내용은 맞다. 대우증권은 퇴직연금 가입 기업 수, 삼성생명은 퇴직연금의 실제 집행액이 기준이었다.
◆차별화로 시장확대 나서
각 업계는 특화된 자신의 장점을 알리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보험업계는 수십년간의 퇴직보험 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장기 안정적인 금융회사를 선호하는 기업들에 최선의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해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에 반해 증권이나 은행은 자산운용 능력을 비롯해 탁월한 상품개발능력 바탕으로 고객에게 수익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음을 부각시키고 있다. 은행권은 특히 기존의 퇴직 신탁을 퇴직연금으로 전환해 비중을 늘려갈 복안을 갖고 있다.
증권사들의 시장 확대를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부터 퇴직연금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지난해 말 조직을 3개파트로 늘렸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이 본질적으로 금융자산의 운용이 핵심이라는 점에 착안,자산운용능력 자산운용컨설팅능력 교육능력을 바탕으로 다른 증권사와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김호범 대우증권 신탁연금부장은 "국내외 500여개 기업의 임금체계 및 연금제도를 연구해 축적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제도 도입 효과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노사가 윈-윈할 수 있는 최적의 제도를 제안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승부는 고객 만족에 있다는 지적이다. 손성동 실장은 "회사의 영업력과 얼마나 사업자의 니즈에 맞게 접근해 나가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적립금액은 7567억원에 이른다.
출범 1년여 만에 낸 성적이다.
도입 당시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퇴직연금 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 업계 간 쟁탈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보험권은 초기 퇴직연금 시장에서 선두로 치고 나갔던 은행권을 제치고 지난해 9월부터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해 12월 기준 보험이 시장점유율 54.1%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은행(37.8%) 증권(8.1%)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 기업들의 퇴직 연금 가입이 크게 늘면서 2010년께에는 시장규모가 44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황금 시장'으로 부상할 퇴직 연금 시장에 증권·금융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퇴직 연금 1조원 시장 넘본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퇴직연금 2006년도 12월 말 영업실적'에 따르면 퇴직연금 계약 체결 건수는 1만5868건, 가입자 수는 21만3368명에 이른다.
적립금액은 7567억5000만원이다. 지난 7월까지 2000억원 미만에 머물던 누적 적립금 규모는 8월 2176억원으로 증가한 후 9월에는 단숨에 4000억원을 돌파했다. 10월 4676억원에 이어 11월 5637억원, 12월 7567억원까지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종류별로는 퇴직급여가 근무기간과 평균임금에 의해 사전적으로 확정되는 확정급여형(DB형)이 5020억원으로 66.4%를 차지하고 있다. 공기업 및 대기업이 확정급여형을 선호한 까닭이다.
나머지 확정기여형(DC형)이 26.5%, 개인퇴직계좌(IRA)가 7.1%에 이른다.
확정기여형은 사용자가 매년 근로자 연간 임금의 12분의 1 이상을 부담금으로 납부하고,근로자가 적립금의 운용 방법을 결정하는 제도다. 확정급여형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3월 확정급여형 비중은 32.2%에서 6월 37.1% 9월 66.4로 급증한 후 60% 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연구소 손성동 실장은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기업주와 근로자 모두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면서 "2010년에는 44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 보험·은행·증권업계 경쟁 갈수록 치열
2010년 노다지 시장을 겨냥한 업계 간 경쟁도 불꽃을 튀기고 있다.
퇴직연금 도입 초기에는 은행권이 치고 나갔다. 지난해 8월까지는 은행이 1154억원으로 전체의 53.0%를 차지했었다. 보험은 799억원으로 36.7%, 증권은 223억원으로 10.3%에 달했다.
그러나 보험업계 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서로 교차 가입하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보험은 9월 61.7%(2603억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들어서는 은행이 또다시 맹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9월 보험과 은행은 시장점유율이 30.2%포인트까지 벌어졌으나 10월 28.7%포인트,11월 25.5%포인트,12월 16.3%포인트까지 좁혀졌다. 보험 내 선두주자인 생보업계와 비교하면 은행은 12월 시장 점유율차를 1%포인트 이내까지 줄여놓은 상태다.
이는 금융회사와 기업 간 운용관리계약을 기초로 한 것이다. 한 기업이 한 곳과 운용관리계약을 맺지만 실제 운용자산은 여러 사업자에 맡길 수 있다.
자산관리계약을 기준으로 적용하면 보험은 51%로 줄고 은행과 증권은 각각 38.2% 10.5%로 높아진다.
업계 간 신경전도 볼 만하다. 대우증권이 지난달 11일 '공기업 퇴직연금 시장,증권사 완승'이라는 자료를 내놓자 삼성생명은 21일 '보험사,공기업 퇴직연금시장 석권'이라는 자료를 뿌렸다. 공기업 퇴직연금 시장은 향후 시장의 '바로미터'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끌었다.
둘 다 내용은 맞다. 대우증권은 퇴직연금 가입 기업 수, 삼성생명은 퇴직연금의 실제 집행액이 기준이었다.
◆차별화로 시장확대 나서
각 업계는 특화된 자신의 장점을 알리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보험업계는 수십년간의 퇴직보험 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장기 안정적인 금융회사를 선호하는 기업들에 최선의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해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에 반해 증권이나 은행은 자산운용 능력을 비롯해 탁월한 상품개발능력 바탕으로 고객에게 수익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음을 부각시키고 있다. 은행권은 특히 기존의 퇴직 신탁을 퇴직연금으로 전환해 비중을 늘려갈 복안을 갖고 있다.
증권사들의 시장 확대를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부터 퇴직연금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지난해 말 조직을 3개파트로 늘렸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이 본질적으로 금융자산의 운용이 핵심이라는 점에 착안,자산운용능력 자산운용컨설팅능력 교육능력을 바탕으로 다른 증권사와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김호범 대우증권 신탁연금부장은 "국내외 500여개 기업의 임금체계 및 연금제도를 연구해 축적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제도 도입 효과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노사가 윈-윈할 수 있는 최적의 제도를 제안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승부는 고객 만족에 있다는 지적이다. 손성동 실장은 "회사의 영업력과 얼마나 사업자의 니즈에 맞게 접근해 나가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