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위해 임원들에게 체계적인 이론 정립과 미래 경영자의 자질을 갖출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최근 임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인재 양성에 대한 조 회장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로 한진그룹의 임원 교육은 다른 그룹보다 양이나 질적인 면에서 강도가 높다.
특히 한진그룹은 미래 경영자를 양성하기 위해 대한항공을 주축으로 그룹 내 신규 임원을 대상으로 고급 MBA(경영전문석사) 수준의 임원 능력 향상 과정을 필수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 임원 경영능력 향상과정(KEDP)'으로 불리는 이 교육과정은 올해로 5년째를 맞고 있다.
이 과정 역시 임원들도 다양한 직무에 대해 이해하려면 경영학의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조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다.
한진그룹은 국내 다수의 대학 교육과정을 검토한 후,서울대 경영대학에 위탁해 대한항공의 신임 임원만을 위한 맞춤식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고된 과정을 이수한 임원만 2003년 30명,2004년 29명,2005년 25명,2006년 24명 등 총 108명에 달한다.
올해도 20여명이 이수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대한항공뿐 아니라 한진그룹 계열사 임원들까지 이 교육과정에 들어가고 있으며 상무급 이하 기존 임원도 교육에 동참하고 있다.
한진그룹의 신임 임원 교육은 MBA 과정의 축소판으로 불린다.
기간만 15주에 달하며 매일 90분짜리 4개의 강좌가 이어진다.
3개월간 웬만한 대학 학부생보다 많은 교육을 이수하는 셈.
먼저 1개월간 기초과정을 밟는다.
경영학 전반에 대한 이론 교육으로 인사관리,마케팅,조직행동,재무관리,재무회계,관리회계,계량 모델링,데이터 분석,e-Business 등 11개 과목으로 구성됐다.
이후 2개월 동안 심화과정이 진행된다.
임원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을 갖추기 위한 사례 중심의 연구과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합리적 의사결정,전략 수립,변화와 혁신,리더십과 조직관리,협상전략,프로젝트 관리 등 총 121강좌를 이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신임 임원들은 프로젝트 수행 과정을 거친다.
소그룹별로 학습 내용을 현업 개선에 적용 가능한 프로젝트에 접목시키는 것.임원들 스스로 개선 방법과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이 모든 과정에는 서울대 경영대학의 교수진과 외부 유명 강사진이 대거 투입된다.
이 같은 한진그룹의 신임 임원 교육 과정은 대상 임원이 약 3개월간 현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수업에만 전념한다는 특징이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20~30여명의 대규모 임원진이 현업에서 제외돼 수개월 동안 교육을 받는 것은 국내 기업문화에서 흔치 않은 사례"라며 "특히 교육과정 자체가 기존 과정의 입과가 아닌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임원만을 위한 맞춤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