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혁신포럼 2007] (4) 특허괴물을 잡아라 ... 삼성ㆍLG도 괴물에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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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식 이동통신(GSM)과 관련한 핵심기술 특허 4200여건을 갖고있는 미국의 인터디지털.이 회사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삼성전자 LG전자 노키아 등 세계적인 휴대폰 메이커들에게는 위협적인 존재다.
선점한 특허를 이용해 소송을 제기,거액의 로열티를 챙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특허를 무기로 해 기업들에 공격을 가하는 '특허 괴물'(patent troll)이다.
실제 인터디지털은 지난 2005년 노키아에 특허소송을 걸어 2억5000만달러의 특허료를 지급 판결을 얻어냈다.
지난해 9월엔 삼성전자도 이 회사에 덜미를 잡혀 1억3400만달러의 로열티를 지불하라는 미국 법원의 중재 결정을 받았다.
LG전자는 인터디지털과의 특허분쟁에서 이기기 힘들다고 판단,2억8500만달러의 특허료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우리에겐 '제2의 퀄컴'과 같은 셈이다.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에 '특허괴물 주의보'가 떨어졌다.
특허괴물이란 기술특허 지적재산권 등을 활용,로열티 수입만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특허관리 전문기업을 말한다.
이미 세계적으로 위력을 떨치고있는 전문 특허괴물만 10여개에 달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직접 제품을 만드는 IT 선두권 업체들도 자체 원천기술과 특허를 앞세워 수시로 특허괴물로 변신,소송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특히 속도가 경쟁을 좌우하는 시대에서는 핵심기술을 누가 선점하는지가 기업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한경과 IBM은 한국이 특허괴물로 상징되는 첨단기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원천기술확보와 이를 통한 국제표준 선점이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허괴물이 몰려온다
특허괴물이란 지난 2001년 인텔의 소송을 맡았던 변호사 피터 데트킨이 처음 사용한 용어다.
이런 형태의 기업들은 대량의 특허권을 매입하거나 원천기술을 보유한 소규모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특허를 확보한 뒤 특정기업이 이를 이용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일 경우 법적 공세에 나선다.
최근 미국의 특허지주회사 NTP사는 캐나다의 무선단말기 제조업체인 림(RIM)사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벌여 로열티를 포함한 합의금으로 10억달러를 받아냈다.
NPT는 또 지난해 11월 PDA(개인휴대단말기) 업체인 팜에 대해서는 특허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밖에도 주요 특허괴물로 인텔렉추얼 벤처스,포전트 네트웍스,아카시아 리서치 등이 활동중이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미국에서는 인텔 시스코 HP 등 내로라는 IT업체들 조차 특허괴물들의 위협에 시달리다 못해 특허괴물의 소송 남발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이를 규제해 달라는 법안 제정까지 요청할 정도다.
한국도 이미 특허괴물의 영향권에 들어왔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특허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국내외 업체와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만 100여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대기업들은 나름의 대응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중소기업은 특허 동향에 대한 정보가 크게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인력 미비 등으로 대응책을 거의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지금까지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미약했던 점에 비춰볼때 향후 다가올 특허괴물들의 공세에 무방비로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신규특허 동향을 파악해 자사의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판단하는 '특허감시' 뿐만 아니라 신제품 개발 이전에 관련이 있을 만한 특허가 존재하는지를 파악하는 '사전조사' 등의 활동이 범국가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범국가적인 원천기술 협력시스템을 갖춰라
'특허감시'와 '사전조사'와 같은 활동은 특허괴물의 공세에 대한 수동적 해결책에 불과하다.
원천기술 개발을 통한 특허 선점만이 승패의 관건이다.
한국은 지난 2005년 전세계에 출원된 특허 중 3.5%를 차지,미국(33.6%) 일본(18.8%) 독일(11.8%) 프랑스(4.1%) 영국(3.8%)에 이어 세계 6위에 올랐다.
그러나 기술무역수지는 2005년 29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만성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외로 수출할만한 원천기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얘기다.
원천기술 확보가 이처럼 저조한 것은 △국가 연구개발(R&D)시스템의 저효율성 △위험투자의 부족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대학의 기초연구 저조 △기업과 대학의 협업 부족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고위험 투자에 따르는 리스크를 분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초기술 연구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적극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R&D 투자의 절반 가량을 수십년 이후에나 상업화가 가능한 분야에 쏟아붓고 있는 미국이 좋은 예다.
또 성과관리 시스템 개선과 기업과의 협업 강화 등을 통해 대학과 정부출연 연구소의 체질을 변화시키는 작업 등도 필수적이다.
◆국제 표준을 선점하라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국제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국제 표준으로 자리잡지 못한 기술은 시장에서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휴대전화 통신기술인 PDC방식이 유럽의 GSM방식이나 미국의 CDMA방식보다 기술적으로나 효율성에서 모두 앞선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표준선점 경쟁에서 패배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게 대표적인 사례다.
때문에 기업들은 R&D 기획 단계에서부터 표준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를 선정하는 것은 물론 국제 표준기관에서의 활동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업내에 'R&D→특허→표준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모인 지적재산권팀을 구성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특허괴물의 유형
1) 페이퍼형태의 특허권 유지
▶인텔렉츄얼 벤처스 실제로 제품 제조하지 않고,기업에게 라이센스제공하고 로열티 받는 사업모델
▶NPT 직원없이 서류로만 존재. 특허소송 바탕으로 한 라이센스 수익 추구
2) 신포트폴리오구축 및 판매
▶포전트 네트웍스 -흑허포트폴리오를 활용한 라이센스 수익사업 전개 -향후 디지털비디오 업계 겨냥한 특허소송 제기 예정
▶아카시아리서치 -등록된 특허 바탕으로 라이센스 수익 올리거나 타기업의 특허를 매입 -노키아 플레이보이 월트디즈니 등과 라이센스 협약체결
▶인터디지털 휴대폰 PDA 등 무선통신기기 내부구조 관련 특허 4200여건 보유
3) 특허컨설팅
▶오션토모 특허경매를 포함한 종합적인 지적재산권 서비스 컨설팅 업무 수행
선점한 특허를 이용해 소송을 제기,거액의 로열티를 챙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특허를 무기로 해 기업들에 공격을 가하는 '특허 괴물'(patent troll)이다.
실제 인터디지털은 지난 2005년 노키아에 특허소송을 걸어 2억5000만달러의 특허료를 지급 판결을 얻어냈다.
지난해 9월엔 삼성전자도 이 회사에 덜미를 잡혀 1억3400만달러의 로열티를 지불하라는 미국 법원의 중재 결정을 받았다.
LG전자는 인터디지털과의 특허분쟁에서 이기기 힘들다고 판단,2억8500만달러의 특허료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우리에겐 '제2의 퀄컴'과 같은 셈이다.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에 '특허괴물 주의보'가 떨어졌다.
특허괴물이란 기술특허 지적재산권 등을 활용,로열티 수입만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특허관리 전문기업을 말한다.
이미 세계적으로 위력을 떨치고있는 전문 특허괴물만 10여개에 달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직접 제품을 만드는 IT 선두권 업체들도 자체 원천기술과 특허를 앞세워 수시로 특허괴물로 변신,소송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특히 속도가 경쟁을 좌우하는 시대에서는 핵심기술을 누가 선점하는지가 기업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한경과 IBM은 한국이 특허괴물로 상징되는 첨단기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원천기술확보와 이를 통한 국제표준 선점이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허괴물이 몰려온다
특허괴물이란 지난 2001년 인텔의 소송을 맡았던 변호사 피터 데트킨이 처음 사용한 용어다.
이런 형태의 기업들은 대량의 특허권을 매입하거나 원천기술을 보유한 소규모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특허를 확보한 뒤 특정기업이 이를 이용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일 경우 법적 공세에 나선다.
최근 미국의 특허지주회사 NTP사는 캐나다의 무선단말기 제조업체인 림(RIM)사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벌여 로열티를 포함한 합의금으로 10억달러를 받아냈다.
NPT는 또 지난해 11월 PDA(개인휴대단말기) 업체인 팜에 대해서는 특허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밖에도 주요 특허괴물로 인텔렉추얼 벤처스,포전트 네트웍스,아카시아 리서치 등이 활동중이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미국에서는 인텔 시스코 HP 등 내로라는 IT업체들 조차 특허괴물들의 위협에 시달리다 못해 특허괴물의 소송 남발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이를 규제해 달라는 법안 제정까지 요청할 정도다.
한국도 이미 특허괴물의 영향권에 들어왔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특허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국내외 업체와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만 100여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대기업들은 나름의 대응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중소기업은 특허 동향에 대한 정보가 크게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인력 미비 등으로 대응책을 거의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지금까지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미약했던 점에 비춰볼때 향후 다가올 특허괴물들의 공세에 무방비로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신규특허 동향을 파악해 자사의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판단하는 '특허감시' 뿐만 아니라 신제품 개발 이전에 관련이 있을 만한 특허가 존재하는지를 파악하는 '사전조사' 등의 활동이 범국가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범국가적인 원천기술 협력시스템을 갖춰라
'특허감시'와 '사전조사'와 같은 활동은 특허괴물의 공세에 대한 수동적 해결책에 불과하다.
원천기술 개발을 통한 특허 선점만이 승패의 관건이다.
한국은 지난 2005년 전세계에 출원된 특허 중 3.5%를 차지,미국(33.6%) 일본(18.8%) 독일(11.8%) 프랑스(4.1%) 영국(3.8%)에 이어 세계 6위에 올랐다.
그러나 기술무역수지는 2005년 29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만성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외로 수출할만한 원천기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얘기다.
원천기술 확보가 이처럼 저조한 것은 △국가 연구개발(R&D)시스템의 저효율성 △위험투자의 부족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대학의 기초연구 저조 △기업과 대학의 협업 부족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고위험 투자에 따르는 리스크를 분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초기술 연구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적극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R&D 투자의 절반 가량을 수십년 이후에나 상업화가 가능한 분야에 쏟아붓고 있는 미국이 좋은 예다.
또 성과관리 시스템 개선과 기업과의 협업 강화 등을 통해 대학과 정부출연 연구소의 체질을 변화시키는 작업 등도 필수적이다.
◆국제 표준을 선점하라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국제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국제 표준으로 자리잡지 못한 기술은 시장에서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휴대전화 통신기술인 PDC방식이 유럽의 GSM방식이나 미국의 CDMA방식보다 기술적으로나 효율성에서 모두 앞선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표준선점 경쟁에서 패배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게 대표적인 사례다.
때문에 기업들은 R&D 기획 단계에서부터 표준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를 선정하는 것은 물론 국제 표준기관에서의 활동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업내에 'R&D→특허→표준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모인 지적재산권팀을 구성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특허괴물의 유형
1) 페이퍼형태의 특허권 유지
▶인텔렉츄얼 벤처스 실제로 제품 제조하지 않고,기업에게 라이센스제공하고 로열티 받는 사업모델
▶NPT 직원없이 서류로만 존재. 특허소송 바탕으로 한 라이센스 수익 추구
2) 신포트폴리오구축 및 판매
▶포전트 네트웍스 -흑허포트폴리오를 활용한 라이센스 수익사업 전개 -향후 디지털비디오 업계 겨냥한 특허소송 제기 예정
▶아카시아리서치 -등록된 특허 바탕으로 라이센스 수익 올리거나 타기업의 특허를 매입 -노키아 플레이보이 월트디즈니 등과 라이센스 협약체결
▶인터디지털 휴대폰 PDA 등 무선통신기기 내부구조 관련 특허 4200여건 보유
3) 특허컨설팅
▶오션토모 특허경매를 포함한 종합적인 지적재산권 서비스 컨설팅 업무 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