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글로벌 시장에서 '승자독식'이란 용어가 국제 표준만큼이나 어울리는 분야가 없다.

일정 규모 이상의 시장규모 확보와 제품 간 호환성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네트워크형 제품이 주종인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국제 표준은 곧 시장 선점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 표준 선정은 기술의 우위뿐 아니라 국가 간 세력 규합을 통한 힘의 크기가 좌우한다.

이 때문에 한국이 국제표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국가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동북아 지역에서는 1981년 '한·일 표준협력회의'를 시작으로 20여년 동안 표준과 인증 등에 대한 협조체제 구축을 위해 논의를 거듭해 왔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과거 동아시아 침략 전력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의 견제를 받고 있고,중국을 비롯한 여타 개발도상국들은 표준화를 주도할 역량을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하면 한국은 아시아에서 표준 통합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고,이를 발판으로 국제 표준 전쟁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은 아시아 국가별 표준화 분야의 이슈에 대해 연구하고,중국의 독자적 지식재산권 문제나 기술 표준에 대한 국제 정책 연구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또 국제표준화 기구 회의 주최를 적극 추진하고,아시아 표준관리 기구와 정보공유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