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은행을 찾지 않더라도 한 번만 약정을 맺으면 예.적금 불입액에 따라 대출한도가 자동 증액되는 대출 상품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은 31일부터 예.적금 불입액만큼 자동으로 대출한도가 늘어나는 '자동증액 통장대출'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상품은 최대 5000만원까지 예.적금 불입액에 따라 자동으로 대출한도가 늘어난다. 예를 들어 적금계약액 5000만원,만기 3년에 월 불입액 130만원으로 적금에 가입한 고객이 이 약정을 맺으면 첫 달에는 130만원을 빌려쓸 수 있고 둘째 달에는 260만원까지 인출할 수 있게 된다.

일종의 마이너스대출 방식이어서 아파트 관리비,신용카드대금 등 매월 정기적으로 자동이체가 일어나는 통장과 연계해 이용하면 통장에 일시적으로 잔액이 없는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대출금리는 예.적금 금리에 연 1.5%포인트를 얹어 결정된다. 개인만 가입할 수 있으며 신탁상품이나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을 담보로 자동증액 대출을 이용할 수는 없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고객들이 본인의 예.적금으로 담보대출을 받을 때 불입액만큼 추가로 대출액을 늘리고 싶으면 일일이 은행을 방문해야 했는데 이제 이 같은 불편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자동으로 대출한도가 늘어나는 예.적금 대출을 판매 중이다. 고객이 여성전용 복합예금상품인 미인통장에 가입하면서 '프리티 우리적금'(장기주택마련저축)을 든 경우 이 적금을 담보로 대출받으면 최고 5000만원 이내에서 불입액의 95%까지 대출한도가 자동 증액된다. 현재 프리티적금의 금리는 연 4.8%다.

예.적금 담보대출은 아니지만 신한은행의 '리볼빙 모기지론'도 대출한도가 자동증액되는 상품이다. 장기모기지론으로 집을 장만한 고객이 대출금을 갚아나감에 따라 마이너스대출 한도가 자동으로 늘어난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