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 93명이 한꺼번에 유럽 미술시장에 진출하기는 건국이래 처음입니다.

유럽에서 한국미술의 저력을 보여 줄 수 있는 데다 '미술한류'를 만들 절호의 기회이지요.

한국 고유 정서가 깃든 '컨템포러리 미술'을 다채롭게 소개해 문화강국의 이미지를 보여줄 겁니다."

오는 15∼19일 스페인 마드리드 종합전시장(IFEM)에서 열리는 '아르코 아트페어'의 주빈국으로 초청받은 한국의 박광진 조직위원장(71·사진)은 31일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 미술을 유럽에 집중 소개하고 스페인을 '미술한류'의 전초기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26회째를 맞는 아르코는 30개국에서 259개 화랑이 참여할 예정으로 관람객 수가 4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아시아 최초로 주빈국으로 초청된 만큼 가나아트갤러리 등 14개 화랑이 참여합니다.

정부도 29억원의 예산을 들여 '환상적이고 하이퍼리얼한 백남준의 한국비전' 전시를 비롯해 김금화의 전통 굿,안은미 댄스컴퍼니의 무용 등 공연,한국영화 30편 상영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박 위원장은 아르코아트페어 참여화랑·작가 선정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선 "스페인 아르코조직위원회가 한국의 화랑과 작가 선정 등 구체적인 부분까지 일일이 간섭하면서 혼선이 가중됐다"며"실험적인 현대미술작가들만을 보내달라고 고집하는 통에 일부 화랑과 작가들이 제외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장 그림 한 점 파는 데 집착하기보다는 한국 현대미술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입니다.

화랑들이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것 외에 앞으로 양국 미술계 간 교류를 늘리는 일도 중요합니다.

이번에 참여하지 못한 화랑들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한발씩 양보해 한국미술이 유럽시장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힘을 보탰으면 합니다."

박 위원장은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1992∼1994년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교육대학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