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에서 미래학자들의 예측과 조언을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 신제품 개발과 각종 기업 전략 수립에 미래학자들의 조언을 듣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며 노키아 프록터앤드갬블(P&G) 필립스 지멘스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사인 뉴욕타임스(NYT)도 회사의 장기발전 방향 등에 대한 전략 수립을 위해 최근 사내에 미래학자를 고용했다.

FT는 미래학자들이 사전에 치밀한 조사를 토대로 실현 가능성이 있는 구체적인 몇 개의 시나리오를 작성,기업의 미래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학자의 컨설팅을 적극 활용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은 비자(VISA) 카드다.

1990년대 말 온라인 지불 시스템의 등장으로 위협을 느끼던 비자카드는 미래학자를 고용,향후 시장에서 전개될 수 있는 4개의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그 중 하나의 시나리오는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은 신생 온라인 결제 시스템이 비자와 같은 신용카드 업체를 고사시킨다는 것이었다.

비자는 실제 이 같은 시나리오가 전개되는지 점검하기 위해 온라인 결제업체들의 고객 및 광고 증감,펀딩 동향 등을 지속적으로 추적했다.

몇 년간의 추적 결과 온라인 결제 시스템이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비자카드는 온라인 부문에 대한 불필요한 투자비 수백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래학의 단점도 있다.

우선 예측이 언제나 맞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 미래학자들이 갖고 있는 전문성 부족도 지적된다.

미래학자들은 특정 분야 컨설턴트와는 달리 다양한 분야의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예측을 해야 하기 때문에 광범위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세부적인 전문성에서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FT는 그럼에도 불구,미래학이 근시안적인 시각이 아닌 장기관점에서 기업경영에 접근하는 데다 제3자의 입장에서 '기존 틀'을 과감히 벗어나는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점점 더 기업경영에 필수적인 분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