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국제수지 동향자료에서 지난해 서비스수지 적자가 187억6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최근 4년 만에 최소치로 떨어졌다니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해외 소비의 증가는 국내에서 일자리를 만들 기회를 국외로 빠져나가게 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 수수방관(袖手傍觀)할 때가 결코 아니다.

무엇보다도 여행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 걱정된다.

열악한 국내 교육 환경과 청년 실업난 탓에 동남아시아는 물론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까지 조기 유학 및 연수 대상국으로 부상하는 실정이다.

더구나 1인당 개인소득 2만달러시대를 맞아 내국인의 해외 여행이 당분간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이어갈 것인데 비해 국내를 찾는 외국인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여행수지 적자폭이 더 늘어 서비스수지 적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상품수지 흑자는 원화 강세 등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민간경제연구소는 올해 경상수지가 40억달러 안팎의 적자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는 실정이다. 1997년 이후 흑자를 유지해왔던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되는 것은 우리 경제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서비스수지 적자를 줄이려면 일자리 창출 능력이 뛰어난 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점은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결국 해법은 개방과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두바이와 마카오처럼 볼거리와 놀거리,얘깃거리가 될 만한 관광자원을 확충하고 전시회 등 이벤트를 개최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 및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국가로 탈바꿈시키는 것도 이에 못지않게 시급(時急)한 과제다.

갈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의료 법률 교육 물류 컨설팅 디자인 등을 전략산업으로 키우는 전략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이 같은 지식기반서비스산업이 대외경쟁력을 갖추려면 규모를 늘리고 전문성도 세계 초일류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대기업 등 국내외 자본의 투자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진입 제한 규제부터 무너뜨려야한다.

최근 영화산업이 발전하게 된 기폭제도 대규모 자본의 유입이라는 점을 정부는 유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