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東宰 < 한국수입업협회 건설본부장 >

우리나라는 지난해 총 무역액 6000억달러와 함께 세계 11번째로 수출액 3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새삼 무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30년 전 수출 일선에서 일할 때 100억달러 달성 경축행사와 더불어 업계 간부들에게 통행금지 제외 특권(?)을 부여하는 등 세밀한 부분까지 정부가 챙겨주던 시절이 생각난다.

하지만 올 들어 무역환경은 안팎으로 나빠지고 있다. 외형성장에 걸맞은,질적으로도 선진 무역대국을 만들기 위해 무역인과 근로자,정부,국민이 다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나서야 할 때다. 먼저 수출 품목에서,보통의 제품을 싼값에 파는 기존 수출방식 대신에 고부가가치형의 고급제품,차별화 제품 위주로 바꿔가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가에게는 기술개발의 혁신마인드가 필요하고,정부에는 고부가 서비스산업의 지원 육성 정책이 요구된다. 특히 정부는 원화 절상 압력을 원천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다. 시장의 기능에 의한 기본 시스템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보유외환의 운용계획을 수립함으로써 과다 공급으로 인한 원화 절상 압력을 줄여야 한다. 우리보다 무역수지 흑자가 훨씬 큰 일본의 외환운용시스템을 본보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관광 교육 의료 운송 등이 연계된 복합서비스 무역을 육성해 경상수지를 개선하고 외국인 투자도 잉여자본소득이 빠져나가는 M&A형보다는 고용 및 소득창출 효과가 확실한 그린필드형 투자 유치에 민·관이 힘을 합해야 한다. 노사문제와 과다한 규제 등 불리한 요소를 제거하지 않으면 다국적 기업들을 점점 유치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대통령선거가 있는 올해엔 경제적 효율과 정치적 효율이 충돌할 경우 위정자(爲政者)들이 근시적 선택을 하기 쉽다. 한ㆍ미 FTA를 비롯한 통상정책을 보다 거시적(巨視的)으로 일관성 있게 끌고 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수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수입 측면에서도 글로벌 경제체제 안목에서 원자재의 적기도입,협상력 발휘를 통한 경쟁력 있는 수입가격의 도출로 교역조건을 개선하고 선진 제품의 기술 이전(移轉)을 위해서도 무역인들이 힘을 쏟아야 한다.

세계 11번째 통상국가에서 무역은 이제 국가의 총체적 경영에 속하며 정부는 복합적·국민적 입장에서 큰 눈으로 관리하고 지원해야 한다. 정부 역시 총교역 규모 7000억달러,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의 선봉에 있는 무역인들에게 배전의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