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당시 정부조직 개편위원회 실행위원장을 맡았던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1일 "정부의 조직(행정자치부)과 인사(중앙인사위원회)를 담당하는 부처를 분리한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행자부 공무원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김대중 정부 당시인 1998년 총무처와 내무부를 합쳐 행자부를 만들면서 정부의 인사와 조직을 분리한 것은 정부조직 개편을 주도했던 나의 잘못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총무처는 공무원 인사와 조직을,내무부는 중앙·지방행정을 각각 맡고 있었으나 행자부로 통합됐으며 이후 정부의 인사 부문은 중앙인사위원회로 넘어갔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행정자치부 명칭을 손수 지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정부를 기업조직처럼 운영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따라서 부처 조직을 모두 팀제로 운영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를 기업처럼 운영하면 성과를 외부에 알리는 홍보에만 지나치게 신경 쓰게 돼 낭비가 발생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아직도 시대변화에 맞지 않게 권위적"이라며 각 부처 회의실 의자가 검은색 또는 남색 일색이거나 여전히 '훈시' 등의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을 그 예로 들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중앙인사위원장 재임 당시 행자부를 폐지 1순위 부처로 지목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 강연에서는 행자부 존폐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