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펀드 투자가 열풍처럼 확산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보다 조심스런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한국 자금이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는 중국 베트남 인도 등의 증시가 급등락 장세를 거듭하며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최대 투자처인 중국 증시는 지난 31일 5~6%나 폭락했고 1일에도 큰 폭으로 출렁거렸다.

중국 당국이 증시가 과열됐다는 판단 아래 거품을 걷어내려는 의지를 드러낸 탓이다.

중국은행감독위원회(CBRC)는 주식투자자금 대출을 금지시켰고 전인대(全人大) 고위당국자는 "상장기업의 70%가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칠 수 있다"는 노골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중국만이 아니다.

한국 자금의 또 다른 주요 투자처인 베트남과 인도 증시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베트남은 최근 1년 사이에만 주가가 200% 이상 치솟아 베트남정부가 증시안정책을 내놓았고 수년째 가파른 상승세를 줄달음해온 인도 증시 또한 안팎에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들 증시에 대한 투자 자체가 잘못된 것이란 이야기는 아니다.

발군의 성장속도와 경제 활력을 과시하고 있는 게 이들 나라이고, 바로 이런 점이 주가상승의 밑거름이 되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과열을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장기적으로 보면 증시 전망이 밝다는 데 대부분 이견(異見)을 보이지 않는다.

지금 우리 경제가 흘러넘치는 유동성으로 인해 환율이나 정책운용 등에 큰 부담을 받고 있는 점을 생각하더라도 해외펀드 투자 자체를 말려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주가라는 것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게 속성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 상승 후엔 반드시 내리막길이 있게 마련이다.

남이 한다 해서 무턱대고 따라하는 부화뇌동식 투자로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는 만큼 경계심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해외펀드 투자규모가 25조원을 웃돌아 자칫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그런 점에서 우리 증시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도 고려해볼 시점이 아닌가 싶다.

한국증시는 지난해 세계증시가 동반상승하는 와중에서도 소외됐던데다 주가수준의 척도(尺度)로 통하는 주가수익비율(PER)도 다른 나라를 훨씬 밑돌고 있는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느낌이 적지 않은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