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내수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현대자동차 파업 사태 등으로 기업 환경을 어둡게 보는 기업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일 제조업체 292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1월 기업경기 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체 업황실사지수(BSI)는 80으로 전달에 비해 2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작년 10월 86을 나타낸 후 △11월 83 △12월 82 △올해 1월 80으로 3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업황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기업들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는 대기업(86→84)이나 중소기업(84→78)이나 마찬가지였다.

수출 기업의 업황 지수는 전달 80에서 83으로 다소 나아졌지만 내수 기업은 84에서 78로 뚝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업황지수가 94에서 71로 23포인트나 급락하며 전체 BSI 지수를 끌어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대차 파업 사태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자동차 업종의 BSI가 이처럼 하락하지 않았다면 전체 제조업 업황 BSI는 소폭 상승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영상·음향·통신장비 등의 업종도 81에서 75로 하락했다.

반면 조선·기타 운수(115→117)와 화학(79→88) 등의 업종은 소폭 상승했다.

조사 대상 제조업체들이 꼽은 경영 애로는 환율 하락(19.6%)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작년 12월 조사 때에 비해선 응답 비중이 6.8%포인트 낮아 환율 하락의 부담이 다소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으로는 내수 부진(18.9%) 원자재 가격 상승(11.6%) 경쟁 심화(10.1%) 불확실한 경제 상황(8.6%) 등을 꼽았다.

한편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80으로 전월보다 7포인트 하락했으나 2월 업황전망 지수는 82로 전월과 동일했다.

비제조업 매출 BSI는 전달(99)보다 10포인트나 떨어져 내수 소비가 부진할 것으로 우려됐다.

1월 채산성 지수는 94에서 87로 하락했고 자금 사정 지수도 94에서 91로 낮아져 일부 비제조업체들은 경영난마저 우려되고 있다.

비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 부진(19.5%)과 경쟁 심화(16.3%) 등을 꼽았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