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저녁 서울 반포의 JW메리어트 호텔 그랜드볼룸.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이 주최한 '일본증시전망 세미나'에 은행 증권사 등의 PB(프라이빗뱅커),펀드판매 담당자 등 5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템플턴일본법인의 펀드매니저 미야치 데쓰로씨는 "일본은 10년 이상 지속됐던 디플레이션이 종료됐고 실업률도 2002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경기회복세가 완연하다"며 "도쿄증시 1부 상장기업의 경상이익은 2001년 이후 매년 성장세를 지속하는 등 기업이익도 개선되고 있으며 올해 일본 토픽스지수는 10%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이날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프랭클린템플턴재팬플러스주식펀드'를 선보이고 판매에 들어갔다.

일본 증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일본펀드는 연평균 -7.3%의 수익률로 지역별 수익률 경쟁에서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중국(86.6%) 홍콩(46.9%) 인도(43.5%)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 투자한 펀드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그러나 올 들어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 등 최근 급등했던 이머징마켓에서 잇달아 경고음이 터져 나오는 반면 일본 증시는 천천히 상승시동을 걸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직접매매를 중개하는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일본주식 직접투자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일본펀드

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일본펀드들이 연초 이후 양호한 수익률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1월 한 달간 일본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은 2.41%로 해외펀드 평균(-0.39%)을 웃돌았다.

반면 중국펀드의 경우 1월 들어 4% 가까이 손실을 기록 중이다.

일본펀드 중에서는 'UBS일본중소형주식펀드'가 연초 이후 6.43%로 가장 성적이 좋았다.

슈로더 메릴린치 피델리티 등의 일본펀드도 2∼4%대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국내 운용사 상품으로는 SH자산운용의 '탑스재팬재간접1'이 3.31%로 수익률이 높았다.

엔화가치가 바닥에 접근했다는 점도 일본펀드에 호재다.

환헤지를 하지 않고 가입할 경우 엔화가치가 올라가면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이 1일 선보인 '재팬플러스주식펀드'는 환헤지없이 운용해 환차익을 노리도록 고안된 상품이다.

템플턴 관계자는 "펀드 내에서 환헤지를 하는 기존의 '템플턴재팬주식펀드'를 변형해 신상품을 내놓았다"며 "엔화 전망에 따라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대신투신운용이 최근 '부자만들기일본펀드'를 선보였고 슈로더투신운용 등도 일본상품 판매를 서두르고 있다.

◆일본주식 직접 매매도 인기

국내 증권사 중 일본 직접 주식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이트레이드 리딩 굿모닝신한증권 등 세 곳이다.

이트레이드와 리딩증권은 2005년부터,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해 12월부터 각각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온라인을 통한 매매가 가능하며 리딩과 굿모닝신한증권은 전화로 주문을 받는 단계다.

이트레이드증권의 경우 이트레이드재팬과의 제휴를 통해 비교적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각종 기업 분석보고서를 온라인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투자정보를 접할 수 있다.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은 국내 주식투자와 같은 방식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인터넷을 통해 아이디를 등록한 후 입금을 하면 환전을 거쳐 바로 주식을 살 수 있다.

우리나라의 유가증권시장에 해당되는 1,2부 외에 자스닥과 마더스 상장종목도 투자가 가능하다.

이트레이드증권을 통해 일본에 투자하는 계좌는 500여개에 이른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종목은 역시 ETF(상장지수펀드)다.

개별 종목과 상관없이 업종이나 전체 증시 동향에 따라 투자할 수 있어 비교적 쉽다는 이유에서다.

11개 ETF 중 4개 정도가 활발하게 거래된다.

리츠(REITs)도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다.

현재 40여개가 상장돼있다.

이트레이드증권 고강인 과장은 "일본 주식시장에 대해 국내 투자자들이 느끼는 매력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다만 투자정보가 국내 증시에 비해 부족하고 늦은 만큼 신중하고 장기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일본 직접 주식투자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해영·고경봉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