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차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겨울방학이라 그런가.

다른 장르 게임에 비해 시간이 많이 드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PC방 사용량 순위에서 상위권에 대거 포함됐고 이용 시간에서도 한참 앞서고 있다.

게임리포트가 지난 1월1일부터 22일까지 5000여개 PC방에서 게임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상위 20위권에 MMORPG가 9개나 포함됐다.

이 밖에 20위권에는 '서든 어택''스페셜 포스' 등 슈팅 게임이 3개,스포츠 게임과 레이싱 게임이 각각 2개씩 포함됐다.

MMORPG는 이용 시간에서도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평균 이용시간이 183분으로 게이머 한 명이 하루 3시간 이상 PC방 에 앉아 게임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1위와 3위를 차지한 슈팅 게임 '서든 어택'과 '스페셜 포스'의 이용 시간이 100분인 점을 감안하면 2배에 가깝다.

20위권에 든 MMORPG 중 이용 시간이 가장 긴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로 하루 평균 288분에 달했다.

또 이용 시간이 가장 짧은 게임은 초등학생들이 즐겨 찾는 넥슨의 캐주얼 게임 '메이플 스토리'로 하루 평균 63분으로 집계됐다.

'메이플 스토리'는 학원이 끝나는 오후 3시부터 저녁식사 전인 6시까지 사용량이 최고에 달한 반면 MMORPG는 대개 밤 9시부터 자정까지가 피크 타임이다.

서울 미아동에서 PC방을 운영하는 김모씨(43)는 "겨울방학 성수기 때는 아무래도 게임 시간이 긴 MMORPG 위주로 PC방 컴퓨터를 재정비한다"며 "한번 자리에 앉으면 10시간 넘게 MMORPG를 하는 학생도 많다"고 말했다.

게임리포트 조사 결과 30~40위권에 머무른 MMORPG도 모두 평균 이용 시간이 3시간 이상으로 집계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제라,그라나도 에스파다,썬 등 '신작 MMORPG 빅3'가 부진하자 'MMORPG는 한물 갔다'는 얘기가 나돌았는데 요즘엔 '주류는 역시 MMORPG'란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