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직을 돌연 사퇴했다.

최근 전경련의 활동 위축과 강신호 전경련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재추대하는 과정 등에 불만을 가졌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이에 오는 9일로 다가온 전경련 총회에서 3연임이 확실시되고 있는 강 회장의 선출 일정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김 회장은 2005년 최태원 SK 회장과 함께 부회장단에 영입됐었다.

당시 재계의 실질적인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부회장단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였다.

김 회장은 전경련의 활동에 변화와 혁신을 주기 위해 부회장직을 수락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활동하면서 전경련 내부 개혁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주요 그룹 총수들이 빠진 전경련 활동이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부회장직을 내놓은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 사임 배경으로 "그동안 전경련 혁신과 쇄신,개혁을 주장했는데 받아들여진 것이 없었다"고 그룹 관계자가 전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월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후 지난 1년간 전경련 행사에 불참했다.

김 회장의 부회장직 사임으로 연임이 확실시됐던 강신호 회장 체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의 최근 활동 상황과 내부개혁 성과에 대한 회원사들의 불만이 김 회장의 사임을 계기로 터져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다.

한편 전경련은 2년에 한 번씩 추대 형식으로 부회장을 선출하며 김 회장을 포함,19명의 그룹 총수가 비상근 부회장을 맡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