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등을 받을 땐 금융사 간 금리를 꼼꼼히 챙기면서도 주택 마련을 위한 각종 저축에 가입할 땐 금리 차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비과세나 소득공제 혜택 등에는 신경을 쓰면서도 금리는 비교해보지 않고 서둘러 가입하기 일쑤다.

만기가 7년 이상인 장기주택마련저축(이하 장마)이 대표적인 경우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이란

장마는 만 18세 이상 무주택 세대주나 집이 있더라도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공시가격 3억원 이하) 보유자라면 가입할 수 있는 저축 상품이다.

비과세에 소득공제 혜택까지 있어 장마는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또 한 사람이 여러 장마 통장을 만들 수 있어 장마 계좌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장마의 중요한 점은 가입 기간이다.

비과세와 소득공제 혜택을 둘 다 받으려면 적어도 7년 이상 가입해야 한다.

가입 후 5년 내에 해지하면 소득 공제받은 세액 모두 돌려줘야 하고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없다.

가입 기간이 5년 이상 7년 미만이면 소득 공제는 받을 수 있지만 비과세 혜택은 누릴 수 없다.

소득 공제율은 1년 동안 부은 돈의 40%이며 한도는 300만원까지다.

소득공제 한도인 300만원을 꽉 채운 불입금은 한 해 750만원이다.

따라서 750만원을 12개월로 나눈 금액인 62만5000원을 매달 넣으면 전액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장마의 최대 단점은 유동성이 장기간 묶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중간에 긴급 자금이 필요할 때 장마를 담보로 대출받으면 된다.

장마 금리에 1.5%포인트를 더한 금리로 장마 저축액의 95%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은행별 장마 금리 달라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라면 증권사가 판매하는 장기주택마련 펀드에 가입하는 게 좋다.

하지만 들쭉날쭉인 수익률이 불안하다면 확정 금리를 주는 은행의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눈을 돌려야 한다.

현재 은행권 중 장마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수협은행.이 은행의 7년 만기 장마 금리는 5.2%다.

한 달에 62만5000원을 7년간 부으면 만기 때 6216만원을 받을 수 있다.

금리가 가장 낮은 편에 속하는 4.4%인 국민은행에 같은 돈을 맡기면 7년 후 6068만원을 수령한다.

2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의 장마 금리가 4.8%로 가장 높다.

농협이 4.7%로 5개 은행 중 두 번째로 높으며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4.6%와 4.5%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월 50만원 이하면 저축은행 유리

일부 저축은행들도 장마를 판매하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의 장마 금리는 은행권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편이다.

현재 장마 금리가 가장 높은 저축은행은 삼화저축은행으로 연 5.8%다.

삼화저축은행은 자산 기준 15위권의 우량 저축은행이다.

지점은 서울 삼성동과 신촌에 있다.

이 저축은행에 매달 62만5000원을 7년간 부으면 만기 때 6328만원가량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에 같은 돈을 맡기는 것과 비교하면 300만원 가까이 차이 나는 것이다.

1년 평균 이자가 수십만원씩 차이 나는 셈이다.

이 외에 연 5.7%인 부산저축은행과 5.6%인 인천의 모아저축은행도 은행보다 장마 금리가 1%포인트 가까이 높다.

은행에 비해 신용도가 떨어지는 저축은행이 영 미덥지 않으면 만기 후 찾는 원리금을 예금자 보호 한도인 5000만원이 넘지 않게 하면 된다.

한 달 불입금이 50만원 이하이면 7년 후 찾게 되는 원리금이 5000만원을 초과하지 않아 원리금을 모두 보장받을 수 있다.

◆금리 결정 방식 꼼꼼히 살펴야

대부분의 장마는 가입 후 3년간 확정 금리를 적용하고 그 이후에는 변동 금리로 운용된다.

하지만 매년 금리가 바뀌는 상품도 있다.

간혹 수시로 이자가 바뀌는 상품도 있다.

그리고 복리 형태로 금리가 결정되는 장마가 있다.

우리은행의 장마 상품인 '회전형 프리티우리적금'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의 금리는 5.4%이지만 5.8%인 '일반형 프리티우리적금'보다 만기 때 실수령액이 더 많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장마 상품의 판매 시한이 2009년 말까지로 연장돼 앞으로도 장마 인기가 유지될 것"이라며 "만기 때의 실수령액을 따져가며 은행을 선택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