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인터뷰] 차세대 OS '윈도비스타' 한글판 내놓은 유재성 한국MS 사장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컴퓨터 운영체제(OS)인 '윈도비스타'가 지난달 31일 발매됐다.

대우증권은 이른바 '비스타 효과'로 올해 D램 시장이 지난해보다 30% 커지고 특히 PC용 D램 수요는 70%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PC 판매대수도 15%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에서는 윈도비스타가 인터넷 뱅킹,온라인 게임 등 기존 인터넷 서비스와 충돌을 일으켜 관련 업체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5,6년 만에 나온 MS의 OS 신제품 때문에 관련 업계는 울고 웃는다.

윈도비스타 한글판을 내놓은 한국MS의 최고경영자(CEO)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서울 삼성동 포스코센터에 있는 한국MS 본사에서 유재성 사장을 만나 얘기를 들었다.

-윈도비스타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어떤 전략을 구상하고 계십니까.

"윈도비스타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닙니다.

윈도비스타 출시는 'PC 플랫폼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윈도비스타에 맞는 새 하드웨어와 응용 소프트웨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MS는 늘 '정보기술(IT) 생태계'란 말을 합니다.

지배적 플랫폼인 윈도가 발전함에 따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업도 함께 발전한다는 얘기입니다.

윈도비스타는 이전의 OS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강력한 기능을 갖췄습니다.

윈도비스타는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의 중심에서 예전에 경험하지 못했던,혹은 전문지식을 가진 일부만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을 대중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웹서비스 업체나 하드웨어 업체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윈도비스타로 인해 'IT 생태계'가 달라집니까.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윈도비스타가 나오자마자 주연테크가 19인치 와이드 LCD 모니터를 포함한 데스크톱 컴퓨터를 99만원에 내놨습니다.

앞으로 윈도비스타에 맞는 PC 관련 하드웨어가 연이어 나올 것입니다.

또 혁신적 기술을 보유한 IT 업체들이 시장에 등장할 것입니다.

초음파 태블릿(평판에 펜으로 그림을 그리면 컴퓨터 화면이 그에 대응하는 이미지를 그려내는 것) 센서를 만드는 업체가 있는데 윈도비스타 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초음파 태블릿은 모니터 양쪽에 부착한 두 개의 센서가 손으로 쓰는 글씨나 그림을 빛과 소리의 시간차를 이용해 인식하는 신기술입니다.

이렇게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 응용 프로그램,각종 웹 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윈도비스타를 통해 선순환하면서 수요나 공급에서 상승 효과를 가져옵니다."

-윈도비스타에 보안,포토샵,검색 등 각종 기능을 집어 넣은 것을 두고 'MS는 생태계의 수호자가 아니라 포식자'란 말도 합니다. '반 MS' 정서가 악화하지 않을까요.

"단편적으로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죠.그러나 넓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기능들은 윈도에 있는 노트패드나 그림판 수준에 불과합니다.

OS가 발전하면서 추가되는 기본적 요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포토샵을 잘 다루지 못하는 사용자,보안 지식이 부족한 사용자에 대한 최소한의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죠.검색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MS가 고압적이고 비협조적이라고 말합니다.

윈도비스타에 맞춰 자사 프로그램을 수정해야 하는데 제대로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런 말이 나왔다니 직원 교육을 다시 해야겠네요.

생각해 보면 고압적으로 나가봐야 우리에게 득이 될 게 없습니다.

저는 MS의 여러 지사장 중에 가장 운이 좋다고 봅니다.

한국 IT 업체들이 중요한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덕을 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이점을 마다하고 비난받을 짓을 왜 하겠습니까.

물론 윈도비스타와 관련한 기술 지원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술을 가지고 있고 MS와 협력하겠다는 업체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 소프트웨어 업계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소프트웨어를 패키지 소프트웨어와 시스템통합(SI) 등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구글이 소프트웨어 기업인 것처럼 NHN 역시 한국이 자랑할 만한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

리니지를 비롯한 온라인게임 역시 소프트웨어 기술의 총아라고 할 수 있죠.엔씨소프트 등은 소프트웨어를 패키지 형태로 팔지 않을 뿐이지 그래픽,알고리즘 등 소프트웨어 핵심 기술뿐만 아니라 문화까지 창출하는 가치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

국내에는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많습니다.

강점을 지원하고 살려야 합니다.

소프트웨어는 기술 변화가 심합니다.

역동적이고 변화에 능숙한 한국 기업 풍토에서 소프트웨어만큼 잘 어울리는 분야도 없습니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구직난 풍토와는 달리 구인난이 심하다고 하던데요.

"협력사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컴퓨터공학 전공 학생이 갈수록 줄고 있는데 그나마 구할 수 있는 인력은 대기업이 쓸어가니 양질의 인력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인식이 나쁜 게 문제인 것 같아요.

시간 외 근무,낮은 보수 등 열악한 근무환경 탓도 있지만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성공해 존경받는 인물이 없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존경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데도 '내가 저 사람처럼 돼야겠다'라는 인식이 확산되지 않는 것 같아요.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성공한 기업인이 널리 인정받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질의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해야죠.한국MS는 ISV 임파워먼트랩을 가동하면서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이노베이션센터에서 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폴리텍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죠."

-불공정거래 판정을 내린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겠네요.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보 소외계층을 지원하고,협력업체를 지원하고,인력 양성을 지원하고,그리고 정책 집행에도 협조하고 있지요.

다국적 기업이기 전에 한국 기업으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최근 정보통신부가 윈도비스타 호환성 문제와 향후 일정 등을 자세히 공지했습니다.

정부가 우리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것 같아 다행스럽고 한편으로는 고맙게 생각합니다."

글=이해성·사진=김정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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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1960년 경남 합천 출생
△1988년 한양대 전자공학과 졸업
△1987~1994년 LG전자 PC부문 해외영업
△1994년 한국MS 입사
△2000년 한국MS 마케팅사업부 상무
△2004년 일반고객사업부 전무
△2005년 5월 한국MS 대표이사 사장 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