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경상수지 赤字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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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正浩 < 자유기업원장 >
돈만 많아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예를 들어 전 국민이 동시에 30억원짜리 로또에 당첨되면 어떻게 될까? 전 국민이 모두 부자가 되는 게 아니라 재앙이 닥칠 수도 있다. 살 물건은 없는데 돈만 많아져서 천정부지(天井不知)로 물가가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경상수지가 줄어들까봐 걱정들인데,수입은 안하고 수출만 해서 경상수지 흑자를 연간 3000억달러쯤으로 만들면 어떻게 될까? 답은 똑같다.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에 외국 돈의 유입을 늘린다. 수출업자들이 그 외국돈을 원화로 바꿔가려 할테니 통화량이 늘고,물가는 오른다. 우리를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는 부동산값 상승도 외환위기 이후 계속 쌓여온 경상수지 흑자와 무관하지 않다.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일은 외국으로부터 돈을 수입해 오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다.
이런 일은 15세기에 콜럼버스가 새로 발견한 아메리카 대륙에서 금과 은을 들여왔을 때도 있었다. 금과 은이 많아지면 나라가 풍요로워질 거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금 은이 많아진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왕과 콜럼버스는 풍요로워졌을지 모르지만,대다수의 국민들은 물가가 올라서 고통을 받았다. 풍요는 재화(財貨)와 서비스가 풍족해지는 것이지 돈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한편으로는 환율이 낮음을 걱정하면서,또 다른 한편으로는 서비스 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환율이란 원화와 외국 돈의 교환비율이다. 국내에 머무르는 달러가 많을수록 원화의 가치는 높아지고 환율은 낮아진다.
쉽게 말하자면 이렇다.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外貨)를 국내에만 머물게 하면 환율이 낮아져서 수출은 점점 더 하기 힘들어진다. 외화를 밖으로 퍼내야 새로운 외화가 들어올 수 있다. 또 수입이 늘어야 우리 국민들의 생활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
벌었으면 쓰기도 해야 한다. 그리고 외국에서 벌었으면 외국에다 써야만 앞으로도 외국에 물건을 팔 수가 있다. 외화 낭비니 서비스수지 적자니 해가면서 외화가 나가지 못하게 막아 놓으면 환율은 떨어지고 수출을 하기도 힘겨워진다. 수출은 좋고 수입은 나쁜 것이 아니라 수출과 수입을 모두 많이 하는 것이 좋다. 어쩌면 수입을 많이 하기 위해 수출을 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옳다. 우리들 각자가 열심히 돈을 버는 이유가 결국 쓰는 데에 있듯이.
그렇다고 해서 낭비를 하라고 부추기는 것은 아니다. 낭비는 나쁜 일이다. 하지만 외화라고 해서 더 나쁜 것은 아니다. 외화든 원화든 똑같이 아껴 써야 한다. 그리고 국민 각자에게 자기 돈 자기가 쓸 수 있게 하면 모두 아껴서 사용할 것이다. 수출해서 번 돈을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정책이다.
이렇게 본다면,환율을 높여서 수출을 촉진한다고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난센스다. 국민들로 하여금 각자가 필요한 용도에 외화를 쓰게 하면 시장에서 적정한 수준의 환율이 형성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외화가 빠져 나갈 구멍들을 막아서 환율을 낮춰 놓고,또 다른 한편으로는 떨어진 환율을 높인다고 외평채 등을 발행해서 재정 적자를 만들어내는 것은 이중(二重)의 어리석음이다.
경상수지 적자는 '밑지는 장사'를 뜻하지 않는다. 경상수지가 적자이면서도 국민의 살림살이는 건전할 수 있고,경상수지가 흑자여도 살기는 어려울 수 있다. 우리 경제가 왕성하게 성장했던 70~80년대에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고,성장이 상대적으로 둔화된 외환위기 이후의 시기 동안 경상수지 흑자가 커졌다는 것이 그 증거다.
그런데도 경상수지의 색깔에 집착하는 병은 사라질 줄을 모른다. 서비스수지가 적자를 내고 있다고 걱정을 하는 것은 그 병의 대표적 증상이다. 제조업에서 흑자를 냈으면 서비스산업에서라도 적자를 내는 것이 자연스럽다. 서비스산업의 발전이 필요하긴 하지만 국제수지를 흑자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건 아니다. 팔기만 하고 사지는 않는 나라는 존재할 수 없다.
돈만 많아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예를 들어 전 국민이 동시에 30억원짜리 로또에 당첨되면 어떻게 될까? 전 국민이 모두 부자가 되는 게 아니라 재앙이 닥칠 수도 있다. 살 물건은 없는데 돈만 많아져서 천정부지(天井不知)로 물가가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경상수지가 줄어들까봐 걱정들인데,수입은 안하고 수출만 해서 경상수지 흑자를 연간 3000억달러쯤으로 만들면 어떻게 될까? 답은 똑같다.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에 외국 돈의 유입을 늘린다. 수출업자들이 그 외국돈을 원화로 바꿔가려 할테니 통화량이 늘고,물가는 오른다. 우리를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는 부동산값 상승도 외환위기 이후 계속 쌓여온 경상수지 흑자와 무관하지 않다.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일은 외국으로부터 돈을 수입해 오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다.
이런 일은 15세기에 콜럼버스가 새로 발견한 아메리카 대륙에서 금과 은을 들여왔을 때도 있었다. 금과 은이 많아지면 나라가 풍요로워질 거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금 은이 많아진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왕과 콜럼버스는 풍요로워졌을지 모르지만,대다수의 국민들은 물가가 올라서 고통을 받았다. 풍요는 재화(財貨)와 서비스가 풍족해지는 것이지 돈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한편으로는 환율이 낮음을 걱정하면서,또 다른 한편으로는 서비스 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환율이란 원화와 외국 돈의 교환비율이다. 국내에 머무르는 달러가 많을수록 원화의 가치는 높아지고 환율은 낮아진다.
쉽게 말하자면 이렇다.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外貨)를 국내에만 머물게 하면 환율이 낮아져서 수출은 점점 더 하기 힘들어진다. 외화를 밖으로 퍼내야 새로운 외화가 들어올 수 있다. 또 수입이 늘어야 우리 국민들의 생활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
벌었으면 쓰기도 해야 한다. 그리고 외국에서 벌었으면 외국에다 써야만 앞으로도 외국에 물건을 팔 수가 있다. 외화 낭비니 서비스수지 적자니 해가면서 외화가 나가지 못하게 막아 놓으면 환율은 떨어지고 수출을 하기도 힘겨워진다. 수출은 좋고 수입은 나쁜 것이 아니라 수출과 수입을 모두 많이 하는 것이 좋다. 어쩌면 수입을 많이 하기 위해 수출을 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옳다. 우리들 각자가 열심히 돈을 버는 이유가 결국 쓰는 데에 있듯이.
그렇다고 해서 낭비를 하라고 부추기는 것은 아니다. 낭비는 나쁜 일이다. 하지만 외화라고 해서 더 나쁜 것은 아니다. 외화든 원화든 똑같이 아껴 써야 한다. 그리고 국민 각자에게 자기 돈 자기가 쓸 수 있게 하면 모두 아껴서 사용할 것이다. 수출해서 번 돈을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정책이다.
이렇게 본다면,환율을 높여서 수출을 촉진한다고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난센스다. 국민들로 하여금 각자가 필요한 용도에 외화를 쓰게 하면 시장에서 적정한 수준의 환율이 형성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외화가 빠져 나갈 구멍들을 막아서 환율을 낮춰 놓고,또 다른 한편으로는 떨어진 환율을 높인다고 외평채 등을 발행해서 재정 적자를 만들어내는 것은 이중(二重)의 어리석음이다.
경상수지 적자는 '밑지는 장사'를 뜻하지 않는다. 경상수지가 적자이면서도 국민의 살림살이는 건전할 수 있고,경상수지가 흑자여도 살기는 어려울 수 있다. 우리 경제가 왕성하게 성장했던 70~80년대에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고,성장이 상대적으로 둔화된 외환위기 이후의 시기 동안 경상수지 흑자가 커졌다는 것이 그 증거다.
그런데도 경상수지의 색깔에 집착하는 병은 사라질 줄을 모른다. 서비스수지가 적자를 내고 있다고 걱정을 하는 것은 그 병의 대표적 증상이다. 제조업에서 흑자를 냈으면 서비스산업에서라도 적자를 내는 것이 자연스럽다. 서비스산업의 발전이 필요하긴 하지만 국제수지를 흑자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건 아니다. 팔기만 하고 사지는 않는 나라는 존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