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플라자] 기업생존의 키워드 '투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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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의 법정에서 세기의 재판이 있었다. 피고는 당시 로마인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던 집정관 스키피오였는데 회계감찰관인 카토로부터 탄핵을 받아 열린 재판이었다. 당시 스키피오는 포에니 전쟁 발발 이후 로마의 운명이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에게 연전연패해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 있을 때 극적으로 한니발의 군대를 물리치고 로마를 구한 영웅이었다. 탄핵의 이유는 마케도니아와의 전쟁 중 지출한 단돈 500탈랜트의 용도가 불분명하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스키피오는 실각하게 됐으며,고향으로 돌아가 쓸쓸히 일생을 마쳤다. 많은 역사가들은 스키피오가 로마에 기여한 공로에 비해 사소한 문제로 실각까지 가는 것은 너무 가혹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지만,그 사소한 문제가 도덕적인 측면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치명적이었다.
'스키피오 재판'이 있은 지 2200여년이 지난 후인 2002년에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던 기업이 역사에서 사라지는 불행한 사태가 일어났다. 엔론은 포천지(誌)가 선정하는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에너지부문에서 1999년,2000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세계적인 기업이었다. 그러나 회계부정사건으로 인해 2002년에는 '가장 존경받지 못하는 기업'으로 전락해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두 사건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이 무리일 수도 있으나 스키피오나 엔론 모두 경제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나 도덕적으로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인물 또는 기업이었다는 점,그리고 사태의 발생원인이 경영의 불투명성,회계의 불투명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데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기업도 성장과 발전을 거듭할수록 점점 많은 이해(利害)관계자 집단을 갖게 된다. 초창기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은 대주주,금융회사,거래처,임직원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로 한정되지만 기업이 성장하고 글로벌화하면서 소액주주 및 외국인투자자와 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정부 및 국민 모두가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 이는 외환위기 시 기업의 부실화가 금융회사의 부실화를 초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공적자금이 투입된 것만 보더라도 명확해진다. 한 기업의 성패 여부는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자 집단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으며,그 기업이 경제 전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파장도 더 커진다.
이러한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실적은 회계시스템에 의해 측정 평가돼 수많은 이해관계자 집단에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보고된다. 따라서 경영시스템은 그 투명성이 보장돼야 하며,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회계시스템은 이해관계자들과 기업 간의 신뢰관계를 무너뜨려 결국엔 기업의 생존에 치명타를 주게 된다.
미국의 경우 엔론사태를 계기로 기업회계의 투명성 강화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한 '사베인스-옥슬리법'이라는 강력한 회계개혁법안이 제정됐다.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말 회계제도개혁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증권거래법 및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상에 경영자인증제도,증권관련 집단소송,내부회계관리제도 운용 등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일련의 제도들이 입법화됐다. 이러한 일련의 제도들에 대해 일부 기업이 상당한 두려움과 함께 거부감을 보이는 것은 일면 수긍이 간다. 왜냐하면 이러한 제도들을 적정하게 운용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수반(隨伴)돼야 하므로 기업의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의 경영자는 기업을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경영활동을 수행하는 대리인으로 이해돼야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대리인과 이해관계자들 간의 신뢰관계가 무너졌을 때 발생한 일련의 사태에서 보아왔듯이 기업의 투명성 확보 여부는 기업의 가치증대는 차치하더라도,기업의 생존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보통 사람은 경험에서 배우고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운다'고 한다. 스키피오의 실각,엔론 스캔들,대우사태 등 지나온 역사적 사건들을 단순한 사건들로만 묻어버리기엔 너무나 아픈 기억들이다.
결과적으로 스키피오는 실각하게 됐으며,고향으로 돌아가 쓸쓸히 일생을 마쳤다. 많은 역사가들은 스키피오가 로마에 기여한 공로에 비해 사소한 문제로 실각까지 가는 것은 너무 가혹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지만,그 사소한 문제가 도덕적인 측면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치명적이었다.
'스키피오 재판'이 있은 지 2200여년이 지난 후인 2002년에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던 기업이 역사에서 사라지는 불행한 사태가 일어났다. 엔론은 포천지(誌)가 선정하는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에너지부문에서 1999년,2000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세계적인 기업이었다. 그러나 회계부정사건으로 인해 2002년에는 '가장 존경받지 못하는 기업'으로 전락해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두 사건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이 무리일 수도 있으나 스키피오나 엔론 모두 경제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나 도덕적으로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인물 또는 기업이었다는 점,그리고 사태의 발생원인이 경영의 불투명성,회계의 불투명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데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기업도 성장과 발전을 거듭할수록 점점 많은 이해(利害)관계자 집단을 갖게 된다. 초창기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은 대주주,금융회사,거래처,임직원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로 한정되지만 기업이 성장하고 글로벌화하면서 소액주주 및 외국인투자자와 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정부 및 국민 모두가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 이는 외환위기 시 기업의 부실화가 금융회사의 부실화를 초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공적자금이 투입된 것만 보더라도 명확해진다. 한 기업의 성패 여부는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자 집단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으며,그 기업이 경제 전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파장도 더 커진다.
이러한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실적은 회계시스템에 의해 측정 평가돼 수많은 이해관계자 집단에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보고된다. 따라서 경영시스템은 그 투명성이 보장돼야 하며,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회계시스템은 이해관계자들과 기업 간의 신뢰관계를 무너뜨려 결국엔 기업의 생존에 치명타를 주게 된다.
미국의 경우 엔론사태를 계기로 기업회계의 투명성 강화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한 '사베인스-옥슬리법'이라는 강력한 회계개혁법안이 제정됐다.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말 회계제도개혁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증권거래법 및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상에 경영자인증제도,증권관련 집단소송,내부회계관리제도 운용 등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일련의 제도들이 입법화됐다. 이러한 일련의 제도들에 대해 일부 기업이 상당한 두려움과 함께 거부감을 보이는 것은 일면 수긍이 간다. 왜냐하면 이러한 제도들을 적정하게 운용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수반(隨伴)돼야 하므로 기업의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의 경영자는 기업을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경영활동을 수행하는 대리인으로 이해돼야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대리인과 이해관계자들 간의 신뢰관계가 무너졌을 때 발생한 일련의 사태에서 보아왔듯이 기업의 투명성 확보 여부는 기업의 가치증대는 차치하더라도,기업의 생존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보통 사람은 경험에서 배우고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운다'고 한다. 스키피오의 실각,엔론 스캔들,대우사태 등 지나온 역사적 사건들을 단순한 사건들로만 묻어버리기엔 너무나 아픈 기억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