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탈당 도미노로 국회 권력이 한나라당으로 집중될 공산이 커지면서 향후 한나라당의 목소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정책이 한나라당 입김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 한나라당이 확보하고 있는 국회의석은 모두 127석.정성호 의원의 탈당선언으로 133석까지 줄어든 열린우리당과는 불과 6석밖에 차이가 안 난다.

이번주 초 열린우리당 의원 20여명이 집단탈당을 결행할 경우 명실상부하게 원내 1당으로 올라서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한나라당은 국회 상임위원장과 주요 상임위 조정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다.

정책주도권도 행사할 수 있다.

그동안 정책구도가 대체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의 연대속에 한나라당이 고립되는 양상이었다면 앞으로는 한나라당이 정책연합의 중심에 설 공산이 크다.

아울러 각종 선거에서 기호 1번은 한나라당 차지다.

당장 오는 4월25일 열리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기호 1번으로 출마하게 된다.

여권이 정계개편을 통해 원내 1당 자리를 재탈환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선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원내 1당 자리가 한나라당에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여야 간 정쟁이 심화하고,국회가 또다시 표류할 경우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된다.

특히 부동산 대책 후속법안,국민연금법 개정안,사립학교법 재개정안,사법개혁법안 등 여야 간 갈등이 큰 법안이 산적해 있는 데다 민생이나 정책보다는 정치와 정략이 우선시될 수밖에 없는 '대선의 해'여서 국회 공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자칫 정국파행의 책임을 전부 떠안을 수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원내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당 지지율과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마당에 국회까지 장악한다면 향후 정치권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에 대해 한나라당이 책임져야 하는 부담스런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