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상승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장기 조정기의 시작이다.'

지난 1년간 급상승해왔던 이머징마켓(신흥시장) 증시가 연초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향후 신흥시장의 장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는 중국 베트남 인도 중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은 올해 들어서도 전반적으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뿐만 아니라 베트남과 인도에서도 유동성 장세에 따른 '버블'경계감이 높아지고 있어 시장은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 나라에서는 작은 루머에도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지난해 130%의 급등세를 기록한 중국 상하이 증시의 종합지수는 지난 주말 2673.2포인트를 기록,작년 말(2675.5포인트)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이 증시로 몰리고 있는 '묻지마 식'투자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면서 최근 며칠 사이 하루 4% 안팎씩 빠졌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 장세를 '과열'로 판단하고 있어 향후 어떤 증시대책을 내놓을지에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 증시는 지수상으로 볼 때 작년 말보다 올랐다.

특히 베트남의 VNI지수 상승률은 무려 약 42%에 달하고 있다.

인도 증시는 4.5% 상승했다.

그러나 이들 시장 역시 뚜렷한 '버블' 장세를 보이고 있어 리스크(위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작년 하반기 이후 가파르게 올랐던 러시아와 브라질 주가는 1월 초 급락한 후 재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브릭스펀드'라는 이름으로 국내 자금 일부가 투자된 브라질의 경우 올해 들어서자마자 약 8% 밀린 후 아직도 작년 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장기 성장 트랜드를 보여온 신흥시장 주가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흥시장의 주가를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MSCI이머징 마켓지수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4년 동안 240%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S&P500지수의 상승률 73%,닛케이주가 108% 상승 등에 비하면 경이적인 수치다.

최근 전세계 신흥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조정양상은 이 같은 급등세에 대한 경계감의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MSCI지수는 올초 상승세가 꺾여 1월 한 달 동안 1.2% 떨어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원자재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신흥시장이 장기 조정국면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4년 동안 이어져온 신흥시장의 호시절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성장잠재력에 비해 신흥시장 증시는 아직도 저평가됐다는 지적이다.

신흥시장 국가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50%,외환보유액의 66%를 차지하고 있으나 전세계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8%에 불과한 실정이다.

연간 경상수지흑자가 7000억달러에 달하고 있어 경제성장과 자산가치 상승은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 전망의 근거다.

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