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카드사인 캐피털 원에서 이름을 날렸던 캐더린 웨스트 이사는 작년 6월 1000만달러를 받고 유통업체인 JC페니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JC페니의 최고경영자는 그녀를 '세계 최고의 임원'이라고 격찬했다.

그러나 작년 12월 말 그녀는 해고됐다.

능력을 검증하기에 7개월이 짧다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회사측은 업무 파악 부진 및 목표 미달성을 이유로 과감하게 해고 결정을 내렸다.

이런 사례처럼 회사 고위 임원들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고 잘못을 눈감아주는 소위 '허니문'(밀월기간)이 사라지고 있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12일자)는 기업 간 경쟁 심화,성과에 대한 주주들의 압력 강화,이사회의 권한 확대,경영 관리 시스템의 정교화 등으로 인해 회사 고위 임원들은 부임 첫날부터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처지라고 보도했다.

또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으면 가차없이 해고당하는 사례가 빈번해지며서 회사 고위 간부의 40~60%는 취임 2년 내에 해고되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실제 월마트의 최고 구매책임자였던 로렌스 잭슨은 취임 후 10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뒀고 야후 차이나의 시에 웬 사장은 성과 부진 등을 이유로 불과 42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시어스백화점의 크레이그 모나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임명 후 5개월 만에 사임했고 홈데포의 마케팅 책임자였던 탐 테일러와 포드자동차의 앤 스티븐스 COO도 각각 취임 후 9개월 및 11개월 만에 회사를 떠났다.

이로 인해 고위 임원의 교체도 늘고 있다.

리버룸 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북미지역 상장기업에서 CEO와 이사회 임원,고위 집행임원 등 2만8058명이 교체됐는데 이는 2005년에 비해 무려 68% 늘어난 수치다.

비즈니스위크는 CEO와 충돌을 일으키거나,동료에게 원한을 사거나,단기간에 너무 빠른 변화를 추구하는 경우 고위 임원들이 회사 내에서 우군을 확보하지 못해 축출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재취업 전문회사인 '챌린저 그레이 & 크리스마스'의 존 챌린저 CEO는 "미국 기업에서는 '성과를 내거나,아니면 죽거나(perform or perish)'하는 문화가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