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보다 확실한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현재의 친선보다 훨씬 강한 양국간 문화의 통합이 선결돼야 할 것입니다."

나라음악큰잔치(위원장 한명희)가 주관한 한국ㆍ 베트남 수교 15주년 기념 국악 공연(2~4일 다낭ㆍ후에) 참가차 베트남을 찾은 김지하 시인(66ㆍ사진)은 5일 "양국간 문화통합이 이뤄질 경우 한국기업의 베트남 진출은 쉽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알 수 없는 거부감 때문에 한번도 베트남을 찾지 못했지만 항상 '대단한 나라'라는 막연한 느낌만 갖고 있었다는 그는 "현지에 와서 보니 생각보다 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베트남과 한국이 문화와 경제적으로 힘을 합친다면 동아시아에서 '작은 나라에 의한 평화'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베트남인들은 높은 교육열과 근면성,뛰어난 손재주 등 여러가지 면에서 한국인들과 유사성을 갖고 있고 문화와 종교 등 정신적인 면에서도 비슷해 전 세계에서 한국과 문화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국가"라고 지적하고 "이러한 큰 틀에서의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 추진되는 크고 작은 친선모임보다는 범정부 차원에서의 양국간 종합적인 연구와 토론,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양국이 유사성을 보이고 있는 불교와 유교문화를 연결하고 '문화자본'을 확보해 베트남인들의 내면을 파고드는 '영혼경제'(Soul Economy)의 교류를 제시했다.

김씨는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며 그 중에서도 동아시아 국가들의 약진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한국의 자본과 기술,베트남의 우수한 인력과 자원이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나아가 영혼형태로 결합한다면 한국과 베트남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한 국가의 형태를 이룰 수 있으며 21세기 동아시아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