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를 주축으로 하는 비(非)은행 금융그룹들이 복합금융점포를 잇따라 설립하고 있다. 단순 보험판매에서 벗어나 그룹계열의 증권.자산운용.종금사 등과 연계해 증권 펀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의 판매부터 상속 세무상담 등 재무컨설팅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조만간 시행될 '어슈어뱅킹(Assure banking:보험사의 예.적금 판매)'에 대비해 종합자산관리회사로 변신을 꾀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앞으로 보험사에서도 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센터와 버금가는 종합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 복합점포 설립 붐

대한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증권 등 한화그룹 금융3사는 5일 서울 중구 한화손보 빌딩 2층에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복합 금융점포 '한화금융프라자'를 열었다.

이로써 고객들은 금융프라자에서 보험업무뿐만 아니라 증권계좌 개설,펀드가입,신탁업무 등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게 됐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앞으로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금융프라자를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생명은 전국에 47개의 금융프라자를 운영 중이다. 보험상품과 펀드,신탁상품을 골격으로 은퇴설계에 필요한 금융상품을 컨설팅해 주는 곳이다. 금융프라자마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가들을 배치,고객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고 리모델링해 준다. 최근에는 미래에셋증권과 제휴,계좌개설 서비스도 시작했다.

동양생명은 동양금융그룹 내 보험.증권.투자신탁 등 금융사와 연계해 종합 파이낸셜 플래닝(FP)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서울 강남에 '동양생명금융프라자 VIP지점'을 지난해 9월 오픈했다. 보험 등 보장자산 설계와 증권.채권 등의 투자자산 설계는 물론 법률 세무 부동산 및 상속 증여 등에 대한 최적의 재무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주는 원스톱 종합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동부그룹도 동부화재 동부생명 동부증권 등 금융계열사들이 동부금융센터 3층에 복합점포인 '동부금융프라자'를 운영 중이다.


◆종합자산관리회사로 변신

보험사들이 증권 펀드까지 취급하는 복합금융점포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금융권 영역이 점차 허물어지고 있는 만큼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앞으로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판매) 이후 보험사들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으며 은행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들은 "취급업무 및 점포망에서 보험사들이 은행에 비해 열세이지만 저금리와 노령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는 만큼 은퇴설계 및 재무설계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앞으로 예.적금 업무가 보험사에도 허용될 경우 금융프라자를 더욱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