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식 홈페이지인 국정브리핑이 참여정부 내 부동산 가격 급등의 책임을 2004년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의 인위적 경기 부양 탓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하지만 박 전 총재가 "당시 금리 인하는 금융통화위원회의 독자적 결정이며 경기 부양과는 관련이 없다"며 즉각 반발하는 등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국정브리핑은 '실록 부동산정책 40년'이란 공동 기획물의 '제1부,왜 올랐나'의 첫 번째 시리즈로 '경기 부양과 부동산의 딜레마'라는 글을 4일 게재했다.

국정브리핑은 이 글에서 "참여정부는 딱 한 번 경기 부양의 유혹에 흔들린 적이 있다"며 "그 결과 투기의 부활이라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고 서술했다.

국정브리핑은 2004년 6월 이후 이 전 부총리의 건설경기 부양책,한은의 콜금리 인하 결정,이후 종합부동산세 기준 완화 등 일련의 정책들을 잘못된 경기 부양으로 지목했다.

국정브리핑에 따르면 이 전 부총리가 2004년 7월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7·1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8월 전국에 골프장 250개를 지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골프장 경기 부양론'을 들고 나온 것이 경기 부양의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도 마침 연 3.75%였던 콜금리 목표치를 13개월 만에 연 3.5%로 낮추면서 동조했다는 것이다.

국정브리핑은 한은이 콜금리를 인하하던 날 이종규 재경부 세제실장이 종부세 등 부동산 세제의 완화를 시사했고,2004년 말 입법 과정에서 종부세 과세 대상을 당초 계획보다 축소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총재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당시 금리를 내린 것은 고유가에 카드채 문제 등이 겹쳐 내수 경기가 심각하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라며 "정부,특히 이 전 부총리와 협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 상승은 통상 내수 호황과 함께 오는데 당시는 부동산 문제와 내수 불황이 같이 와서 택일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총재의 이 같은 발언에는 당시의 정책적 판단을 뒤늦게 단죄하려는 참여정부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춘희 건설교통부 차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2004년 당시 상황을 지금 재단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그때 그때 판단이 있었겠지만 주택시장 안정 관리라는 정책 기조가 흔들린 적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국정브리핑을 반박했다.

현승윤·박준동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