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구도에 파장.범여 주도권 쟁탈전 치열

열린우리당내 신당파 의원 23명이 6일 집단탈당을 결행, 여당발(發) 정계개편이 현실화됨에 따라 당정관계와 국회운영은 물론 차기 대선구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대선을 앞두고 여권이 분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범여권의 대선후보 선출문제는 오리무중에 빠져들게 됐고, 여당은 추가 탈당과 탈당파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합종연횡으로 당분간 극심한 혼돈을 겪게 될 전망이다.

원내 제1당은 열린우리당에서 한나라당으로 3년만에 다시 넘어가 임기말을 맞은 참여정부와 국회의 긴장도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당이 원내 과반에 훨씬 못미치는 110석으로 왜소화됨에 따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추진중인 `원 포인트' 개헌안의 국회통과를 여당이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은 물론 부동산 법안 등 각종 민생법안의 추진도 벽에 부딪칠 공산이 커졌다.

최근까지 당 지도부를 이끌었던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康奉均) 전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우리당 의원 23명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집단탈당과 독자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선언했다.

탈당 의원은 김 전 원내대표와 강 전 정책위의장 외에 노현송, 김낙순, 이종걸, 조배숙, 박상돈, 전병헌, 조일현, 우제창, 변재일, 최용규, 장경수, 노웅래, 제종길, 이강래, 서재관, 양형일, 주승용, 우제항, 우윤근, 최규식, 이근식 의원이다.

이들은 '참회와 새로운 출발'이란 제목의 탈당 성명서에서 "중산층과 서민이 잘 사는 미래선진한국 건설에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중도개혁세력과 함께 통합신당을 창조해 나갈 것이며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의정활동에 충실하면서 통합신당 창당에 진력하겠다"며 "우리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남은 임기 책임있게 국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성심껏 협조할 것이나 정치적 개입은 단호하게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단탈당으로 인해 지난해 말 신당 논의가 본격화한 이래 우리당 탈당 의원 수는 이전 탈당했던 6명까지 포함해 모두 29명으로 불어났고, 추가 탈당이 이어질 경우 30명을 넘기게 되면서 100석 붕괴도 가시권에 접어든 양상이다.

유선호(柳宣浩) 김태홍(金泰弘) 의원이 7일 개별 탈당을 검토중이고 이상경(李相庚) 안민석(安敏錫) 의원 등도 주말께 탈당해 천정배(千正培) 의원측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오는 14일 전당대회를 전후해 임종석(任鍾晳) 송영길(宋永吉) 의원 등 재선그룹을 중심으로 추가 탈당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