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면 소재로 만들어진 청소년용 운동화(캔버스화)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졸업·입학·진급 시즌을 맞아 중고생들 사이에서 신발에 여러 명의 친구들이 각각 메시지를 적어 선물하는 '롤링 슈즈' 문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표면에 글이 잘 써지는 면 소재 운동화를 '롤링 페이퍼'의 종이 대신 사용하는 청소년이 늘면서 '컨버스''스프리스' 등 캔버스화 브랜드의 매출이 최고 4배까지 늘었다.

반고인터내셔널이 수입·판매하는 '컨버스'는 지난 1월 한 달간 전국 100여개의 매장에서 총 15만켤레의 캔버스화를 팔았다. 작년 같은 달(3만7000켤레)에 비해 4배 넘게 늘어난 것. '에버라스트''에어워크' 등의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금강제화의 자회사 스프리스도 같은 기간 캔버스화 판매량이 4만3000켤레로 지난해(2만2000켤레)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연초 캔버스화 매출이 급증한 것은 주 고객층인 청소년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롤링 슈즈 문화의 확산 때문이다. 박진희 컨버스 브랜드매니저는 "졸업이나 진급 등으로 정들었던 친구들과 헤어지는 시기인 2월에는 청소년들 사이에 다양한 이별 '세리머니'가 행해진다"며 "올해는 친구들끼리 돈을 모아 운동화를 구입한 뒤 여기에 그동안 못했던 얘기를 적어 추억을 남기는 '롤링 슈즈'가 대유행"이라고 말했다.

청소년들 사이에선 가장 많은 친구가 메시지를 적어 신발이 까맣게 된 이가 '인기짱'으로 통하기도 한다고. 문구업체들은 신발을 세탁해도 글씨가 지워지지 않도록 한 섬유 전용 유성펜 신제품을 '롤링 펜' 등의 이름으로 내놓기도 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