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팔려고 내놓았으나 팔리지 않아 비어 있는 집의 비율인 '판매용 주택 공실률(homeowner vacancy rate)'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주택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미 센서스국에 따르면 작년 4분기 판매용 주택 중 비어있는 집은 210만채로 공실률이 2.7%에 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 보도했다.

이는 전년동기의 2.0% 보다 높은 것임은 물론 센서스국이 이 수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5년까지 공실률은 2.0%를 넘어선 적이 없었다.

판매용 주택 공실률이 높다는 것은 집을 사자는 수요 세력이 공급에 비해 많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공실률은 지금까지 주택경기의 진단지표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골드만삭스 등의 일부 분석가들이 이 지표를 내세워 주택경기 침체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인 잔 하치우스는 "공실률 상승은 주택의 초과공급이 지속되고 있음을 뜻한다"며 "작년 신규주택 건설이 13% 감소했지만 올해 더 감소해야만 매물을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인 하셉 아미드도 "공실주택의 주인은 대부분 모기지론을 얻어 투자용으로 집을 장만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들이 값을 내려서라도 집을 팔려고 할 것이므로 집값 하락 압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상당수 전문가들은 주택경기가 바닥을 지났다는 데 무게를 둬 왔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