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프로골퍼들의 스코어는 어디에서 좌지우지될까.

프로골프대회 스코어를 잘 살펴보면 상위권자들의 성적은 대부분 파5홀을 어떻게 공략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파5홀 스코어가 좋아야만 우승권에 들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주 호주에서 열린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 호주여자오픈의 경우도 그랬다.

2위에 무려 6타 앞선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한 캐리 웹(32·호주)은 4개의 파5홀에서 나흘 동안 12언더파를 기록했다.

파5홀에서 이글 2개를 잡았고 버디는 8개였다.

웹은 파5홀에서 대부분 '2온'을 시도한다.

지난주 상위권에 올랐던 선수들 모두 파5홀에서 10개 이상의 버디를 기록했다.

'파5홀'에서 버디를 잡지 못하고 파 세이브에 그친다는 것은 보기를 한 것과 다름없다는 의미다.

'파5홀 킬러' 웹이 8일부터 11일까지 호주 골드코스트 로열파인스리조트(파72·6443야드)에서 열리는 ANZ레이디스마스터스(총상금 48만유로)에서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한다.

웹은 이 대회에서 다섯 차례 우승했고 2위도 네 차례나 했다.

출전하면 우승 아니면 2위를 한 '찰떡궁합' 대회다.

웹의 우승을 저지할 만한 선수로는 역시 파5홀에서 '2온'을 하며 버디를 잡아낼 수 있는 '장타자'들이 꼽힌다.

지난주 호주여자오픈에서 공동 5위를 기록한 신지애(19·하이마트)는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지만 다크호스로 지목받고 있다.

신지애는 지난주 호주여자오픈 4라운드 동안 총 13개의 버디 가운데 70%인 9개를 파5홀에서 잡았다.

신지애는 "그동안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결과 드라이버샷 거리가 15야드 정도 늘어났다"면서 "지난주보다 코스가 쉬워 보여 파5홀에서 대부분 '2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 대회에 아마추어로 출전해 유러피언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수립하며 골프계를 놀라게 한 양희영(18)의 타이틀 방어도 관심사다.

지난주 호주여자오픈 3,4라운드에서 연속 오버파를 기록하며 무너졌지만 심기일전해 프로 첫 우승의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이 외에 크리스티 커(미국),로라 데이비스(영국),나탈리 걸비스(미국) 등 귀에 익은 미국 LPGA 선수들과 박희영(20·이수건설) 최나연(20·SK텔레콤) 등 국내 톱랭커들도 웹의 독주를 견제할 선수로 꼽힌다.

케이블 위성 골프전문 채널인 J골프는 3,4라운드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생중계한다.

골드코스트(호주)=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