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가 이달 말 열릴 주주총회에서 수권자본금을 늘리기로 함에 따라 증자 준비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필립스LCD는 오는 28일 주총에서 발행 가능한 주식 수를 현행 4억주에서 5억주로 25% 늘리기로 했다.

또 이사회가 지정할 수 있는 3자 배정 한도를 발행 주식 수의 10% 이내에서 20%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관 변경을 증자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풀이했다.

민천홍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LG필립스LCD는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증자가 필요하다"며 "정관 변경은 증자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필립스LCD가 작년 말 기준 9540억원의 현금(현금등가물 포함)을 갖고 있지만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에 필요한 자금에는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민 연구원은 "주가를 3만원으로 잡고 1억주를 증자했을 경우 3조원가량의 자금이 들어온다"며 "이 가운데 일부는 신규 투자에 사용되고 나머지는 900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회사채와 전환사채 등의 상환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증자는 올 상반기 중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민 연구원은 내다봤다.

적기에 투자하지 못하면 액정표시장치(LCD) 수요 확대에 따른 수혜를 입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 LG필립스LCD가 올해 정관 변경을 통해 3자 배정 대상을 당초 금융회사에서 기업 기관투자가 금융회사로 확대키로 한 점도 눈길을 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필립스가 보유 중인 LG필립스LCD 지분을 상반기에 매각할 경우 이 지분을 사들이는 투자자들이 증자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필립스 지분 32.9%는 상반기 중 매각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