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지난 5일 중부 시즈오카현 히가시이즈초(町) 이나토리온천 관광협회가 실시한 사무국장 공모 소식이 화제가 됐다.

조그마한 지방의 관광협회가 간부직을 공모한 것도 흔치 않은 일인 데다 전국 각지에서 예상외로 많은 응모자가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이나토리온천은 유명한 휴양지였으나 버블(거품 경제) 붕괴 후 관광객이 줄어들어 지역 경제가 쇠퇴하고 있다.

지난해 이 곳을 찾은 관광객 수는 48만명으로 전성기이던 15년 전에 비해 40%나 감소했다.

관광협회측은 "주민 힘만으로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워 객관적인 시각을 가진 외부 전문가를 영입,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사무국장을 공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무국장에게 제시된 조건은 연봉 700만엔(약 5600만원)과 중고 단독주택이다.

임기는 2년이나 실적이 좋으면 연임이 가능하고 보너스도 준다.

협회에서는 400명 정도의 응모를 예상했으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세 배가 넘는 1281명이 지원했다.

연령대는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했고 대기업 임원,현직 공무원,광고회사 간부 등 전문가들이 많았다.

응모자의 절반 이상이 올해부터 퇴직을 맞는 '단카이 세대(일본판 베이비붐)'인 것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관광협회측은 서류 심사를 통과한 20명을 대상으로 4일 면접을 실시했다.

도쿄에서 온 사업가 출신의 오노에 유키오씨(62)는 "평생 경영을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살려 침체된 온천 부흥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발표한 여론 조사에서도 단카이 세대들의 근로 의식은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샐러리맨의 69.5%가 "60세가 넘어도 계속 일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또 단카이 세대의 60.5%가 "퇴직 후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60세 청춘'은 이제 현실화됐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에게 기회가 오지는 않는다.

제2의 인생을 보람있게 보내려면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