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부터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잇달아 열린다.

올해는 예년보다는 덜한 편이지만 여전히 경영권 분쟁이나 지분 경쟁 관련 기업이 적지 않아 주총 결과가 주목된다.

또 대기업 중에 임기가 만료되는 대표이사가 많아 연임 여부나 후임이 관심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기관투자가 소액주주들 사이에 부상한 '주주행동주의' 움직임이 얼마나 파괴력을 발휘할지도 주목된다.

신사업을 위해 몸집을 불리거나 자본금을 줄이려는 기업도 적지 않아 주총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 관심사다.

동아제약 경영권 향방 주목

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2일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12월 결산법인들의 정기 주총이 시작된다.

현대해상이 16일,포스코는 23일 각각 주총을 연다.

삼성그룹 주요 상장사들은 28일 주총을 열 예정이다.

LG필립스LCD도 이날 주총을 갖는다.


현대차LG전자,금융권 등은 다음 달 주총을 연다.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는 3월에 주총을 가질 동아제약이 최대 관심사다.

강신호 회장과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의 부자간 경영권 분쟁은 주총에 가서야 명확한 결과가 가려질 전망이다.

아인스는 전 경영진과 현 경영진 간의 경영권 다툼이 진행 중이다.

현재 우호지분만 놓고 보면 현 경영진이 우위에 있다.

KT&G는 지난해 표 대결을 통해 경영진에 합류한 워런 리히텐슈타인 스틸파트너스 대표가 올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 밖에 장하성펀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벽산건설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벽산건설은 최대주주인 ㈜인희와의 거래관계 청산 및 ㈜인희가 보유한 벽산건설 지분 무상 소각 여부를 둘러싸고 최대주주와 장하성펀드가 논쟁 중이다.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는 일성신약과 성창건설의 주총도 주목받고 있다.

일성신약은 회사측의 저배당 정책에 항의하는 주주들과 2년째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일었던 파인디지털 네오웨이브 디앤에코 등도 주총에서 잡음이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표이사들의 거취도 관심 사항이다.

포스코와 KT&G 하이닉스 동아제약 등의 대표가 임기가 만료된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으며 우의제 하이닉스 사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이 밖에 우리금융기업은행 신한지주도 대표 임기가 만료된다.

◆ 감자·기업분할도 주요 안건

일부 기업은 이번 주총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설 전망이다.

에프와이디도 발행 주식 총수를 기존 2억주에서 3억주로 늘릴 계획이다.

인지컨트롤스와 아이브릿지는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액면 총액을 대폭 늘린다.

반면 감자도 잇따를 전망이다.

엔터원 시큐어소프트 팝콘필름 에프와이디 엔디코프 튜브픽쳐스 디지웨이브 등은 이번 주총에서 감자 계획을 승인받을 계획이다.

엠넷미디어 프리샛 등은 합병을,네오위즈 넥스트코드 미디어솔루션 옐로우앤실리샌드 등은 회사분할 계획을 주총 안건에 넣었다.

이 밖에 시큐어소프트 라이브플렉스 팝콘필름 등은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비,경영권 방어 조항을 새로 넣기로 했다.

한편 예년보다 적은 배당액도 논란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12월 결산 상장사 가운데 지난달 말까지 현금배당을 공시한 110개사의 배당총액은 4조6514억원으로 이들 회사의 지난해 배당총액에 비해 6.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고경봉·김진수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