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본격적인 주총시즌 개막을 앞두고 상장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해 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증권집단소송제 시행과 외국인과 기관의 경영참여 확대 등으로 기업환경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주총 분위기도 예년과는 사뭇 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경제팀 박병연기자 자리했습니다. (CG-1 올해 주총 주요 이슈) -외국인-기관, 상장사 경영참여 확대 -집단소송제 도입, 소액주주 권리 강화 -삼성전자 등 28개사 등기임원 재선임 -경영권 분쟁, 감자 안건 처리 등 관심 (앵커-1) 이번 주총 시즌에서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1) 국내 상장사들은 이번 정기 주총을 앞두고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회사의 배당정책과 실적전망 등을 설명하는 등 예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요. 이는 그 동안 기업경영에 대해선 방관자적 자세로 일관했던 외국인과 기관들이 올해부터는 의결권 행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장사들은 또 올해부터 시행되는 증권집단소송제에 대한 대책 마련도 서두르고 있습니다. 분식회계나 내부거래, 주가조작, 허위공시 등 소송대상이 될 수 있는 사항은 없었는지 자체감사를 벌이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전문 소송꾼 등장에 대비해 법적 조치를 강구하는 기업도 늘고 있습니다. 이번 주총에서는 또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SK, 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등기 임원 재선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주총 결과에 따라 재계 권력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편 코스닥 시장에서는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표 대결과 퇴출 위기에 놓인 부실기업들의 감자안건 처리 등 민감한 사항들이 주로 다뤄질 예정이어서, 주총 분위기가 예년과는 크게 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2) 이번 주총에서 가장 주의 깊게 지켜볼 부분이 외국인과 기관의 경영참여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점인 것 같은데요. 외국인과 기관이 기업경영에 참여하려는 이유는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죠. (CG-2 외국인-기관, 경영참여 확대) -그림자 투표(shadow voting) 지양 -주총 안건별 의결권 행사기준 마련 -기업지배구조 개선, 주주이익 증대 -펀드 수익률 향상 전제조건 공감대 (기자-2)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들은 이번 주총을 계기로 기업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요. 우선 기관들은 이번 주총부터는 다른 주주들의 찬반 비율대로 의결권을 분할하는 이른바 ‘그림자 투표(shadow voting)’에서 벗어나 주총 안건별로 구체적인 의결권 행사기준을 만들어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기관들이 올해부터 적극적인 경영참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기업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펀드 수익률을 올리는 지름길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현재 적립식 펀드 등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들은 242개사에 달해 이번 주총에서 기관들이 의결권을 어떻게 행사하는 가에 따라 관련 기업 주가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총에선 외국계 지배구조개선 펀드의 영향력 행사 여부도 관심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소재 템플턴자산운용은 투자대상기업이 지배구조원칙 등에 따라 운영될 수 있도록 소수주주권 행사 등을 통해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혀 경영권 참여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경동제약, 삼일제약, 한신공영, 삼천리 등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는 바우포스트그룹(The Baupost Group) 역시 이번 주총에서 배당 증액, 회사 주식 매입, 회사 자금의 효율적 배분 등을 포함해 주주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안할 방침입니다. (앵커-3) 이번 주총에서는 또 증권집단소송제 실시와 관련해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요. 주로 어떤 기업들이 집단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은지 말씀해 주시죠. (CG-3 소액주주 권리 강화) -올해 증권집단소송제 전면 시행 -금감원 전문 소송꾼 등장 촉각 -과거 분식 자진신고 기업 타깃 -주가조작, 허위공시 기업 대상 (기자-3) 이번 주총에서 또 하나 관심있게 지켜 볼 부분은 올해부터 증권집단소송제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시장전문가들은 그동안 소액주주들의 요구들을 애써 외면해 왔던 기업들도 자칫 증권집단소송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소액주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 데요.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제도를 악용해 개인적인 이익만을 챙기려는 전문 소송꾼들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일부 중소형 법무법인들을 중심으로 증권집단소송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증권집단소송 제기가 잇따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습니다. 특히 올 3월 결산시까지 과거 분식회계를 고백하면 형사책임을 면제해 주기로 한 데 힘입어 과거 분식회계를 자진 신고한 기업들의 경우가 주로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요. 이 기간 내 과거 분식을 고백하더라도 형사책임만 면제되는 것이지 민사책임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주가조작이나 내부거래, 허위공시 등으로 대표이사 등이 검찰에 고발된 적이 있는 기업의 경우도 증권집단소송에 휘말려 상장이 폐지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앵커-4) 이번 주총에선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임원 재선임이 이뤄질 예저인데요. 그 규모는 어느 정도 되는 지, 그리고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하는 지 설명해 주시죠. (CG-4 주요 기업 임원 재선임) -오너 14명, 전문경영인 26명 대상 -주총결과 재계 권력구도 개편 예상 -오너 2세 경영 전면 배치여부 관심 -이재용 삼성 전무 등기이사 선임 배제 (기자-4) 이번 주총에선 삼성전자, 현대차, SK, 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등기임원 40명이 재선임 대상에 오르는데요. 오너 경영인 14명과 전문경영인 26명이 그 대상입니다. 우선 오너 경영인 중에는 지난해 말 대표이사를 사임한 박삼구 금호산업 대표이사 회장과 이번 주총에서 사임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진 정몽근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회장 등 두 명을 제외하곤 대부분 재선임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전문경영인의 경우는 재선임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현재 거취가 결정된 전문 경영인은 현대백화점 하원만 대표이사 정돕니다. 이번 주총에서 하원만 대표가 물러나는 대신 경청호 사장과 민형동 사장이 공동대표이사로 등재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편 올해 등기이사 등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오너 경영인으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 부회장 등이 있는 데요. 삼성의 실질적인 리더로 부상하면서 관심을 모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경우는 일단 올해에는 등기이사 신규 선임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5) 이밖에 이번 주총시즌에 관심 있게 지켜볼만한 사항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 지 정리해 주시죠. (CG-5 주총 주요 관전 포인트) -경영권 분쟁기업 주목 ->동아제약, 일성신약 등 -부실기업 감자안건 처리 -상장사 배당 총액 감소 (기자-5) 이번 주총에서도 경영권 분쟁 관련 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의 둘째 아들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가 동아제약 경영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하게 밝힘에 따라 주총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입니다. 일성신약은 지난해 저배당 정책에 항의하는 주주들이 회사측의 감사 선임안을 부결시킨 바 있는 데요. 올해는 배당성향의 정관 명시를 요구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스닥상장기업인 브로딘미디어의 경우도 김상우 대표이사가 강웅구 감사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하는 등 경영진간 불화가 지속되고 있어 주총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주총에서는 또 부실기업들의 감자안건 처리를 놓고 경영진과 주주간 마찰이 예상됩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이사회를 열어 감자를 결의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7개, 코스닥시장 18개 등 모두 25개에 이르는 데요. 이 중 상당수 기업이 이번 주총에서 감자를 최종 결정하게 됩니다. 지난해 기업들의 이익감소폭을 감안할 때 올해 상장사 배당 총액이 전년대비 24%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데요. 이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차는 순이익 감소로 작년 주당 배당액을 1천원으로 전년대비 20% 줄이기로 했으며 LG전자는 1250원에서 750원으로, 삼성SDI는 1500원에서 600원으로 각각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